지난 2019년 6월15일 북한 주민 4명이 탄 어선이 군경의 제지를 받지 않고 삼척항에 들어왔다. 북한 주민들은 근처를 산책하던 우리 주민들과 대화까지 했다. 한국방송 제공. 연합뉴스
북한에서 온 신원을 알 수 없는 4명이 소형 목선을 타고 24일 강원 속초시 지역을 통해 귀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경찰청은 24일 “오전 7시10분께 속초 동쪽 약 11㎞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이 북한 소형 목선을 발견했다”며 “어민의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한 속초해경 순찰정이 현장에서 북한 주민 4명이 승선 중인 것을 확인하고,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자세한 사항은 조사 후 관련기관에서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들이 군인인지 민간인인지 확인이 안 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우리 군은 이른 새벽부터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특이 징후가 있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여 작전적 조치를 하고 있었다”며 “북 소형목선에 대해 레이더, 열상감시장비(TOD) 등 해안 감시장비로 해상에서 포착하여 추적하고 있었고, 해경과 공조하여 속초 동쪽 해상에서 신병이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이 과정에서 해상에서 북한 소형목선을 발견한 우리 어선의 신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육군 장병들이 해안 철책에서 경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합참의 설명은 어민 신고로 북한 목선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군의 해안·해상 경계작전 시스템이 작동해 북에서부터 남하하는 북한 목선을 감시하고 있었고 북방한계선을 넘어오자 목선과 북한 주민들의 신병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19년 6월 북한 목선 삼척항 귀순 때 벌어진 경계 실패 논란을 의식한 설명이다.
군경은 앞서 지난 2019년 6월15일 북한 소형 목선이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사흘간 동해상에 머물렀음에도, 이들이 삼척항에 들어와 주민 신고가 있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 당시 군경의 해상·해안경계망이 전혀 작동하지 않아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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