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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내가 박정훈이다” 해병대 예비역들 이순신 장군 앞에 서다

등록 2023-09-17 11:00수정 2023-09-17 20:18

‘해병대사관 총동문회’ 회견…항명혐의 박 대령 복직 요구
1차행동 땐 동기 중심, 2차 행동 선후배 모두 모여
해병대사관 총동문회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시민방송 RTV’ 유튜브 채널 갈무리
해병대사관 총동문회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시민방송 RTV’ 유튜브 채널 갈무리

“내가 박 대령이다!” “내가 채 해병이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해병대 예비역 장교들이 빨간 티셔츠를 입고 ‘오’와 ‘열’을 맞추고 섰다. 이들은 구호를 외치며 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채아무개 상병 사건의 진상 규명과 이를 수사하다 보직해임을 당하고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원대 복귀를 요구했다.

해병대사관 총동문회는 이날 ‘채해병 순직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및 수사개입 진상규명 촉구 해병대 2차 행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차 성명서를 통해 “채 해병 순직 진상 규명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사태에 심각한 우려와 함께 조속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며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박 대령의 동기(해병대 사관 81기)가 중심이었던 지난 1차 행동과 달리 이번엔 후배와 선배기수들도 기자회견에 함께 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채 해병 순직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외압의혹에 대한 진실규명 △본질이 왜곡된 정쟁화 경고 △ 전 해병대 수사단장 원대복직 등이다.

박 대령의 후배 기수인 ‘사관 88기 동기회’는 입장문을 통해 “채 해병 사건 수사과정에서 국방부의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개입 의혹과 수사단장을 항명으로 입건한 것이 해병대 가족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외부개입 없이 사고 책임을 공명정대하게 수사해 명백한 결과를 찾아 고인과 유가족을 위로하고 대한민국 해병대의 실추된 명예를 찾아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해병대 ‘학군단(ROTC) 17기 동기회’는 대한민국해병대전우회를 향해 “해병대 선배로서 제대로 된 입장 표명 없이 결국 진위마저 의심케 하는 성명서 한장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해병대전우회는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두차례의 입장문을 냈지만, 무엇이 문제이고 누구의 책임인지는 적시하지 않은 모호한 내용이라며 해병대 예비역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해병대사관 총동문회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허경완 해병대사관 총동문회 비상대책위원장이 해병대의 상징인 ‘상륙돌격형 머리’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두발식을 하고 있다. ‘오마이TV’ 유튜브 채널 갈무리
해병대사관 총동문회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허경완 해병대사관 총동문회 비상대책위원장이 해병대의 상징인 ‘상륙돌격형 머리’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두발식을 하고 있다. ‘오마이TV’ 유튜브 채널 갈무리

허경완 해병대사관 총동문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회견 막바지에 해병대의 상징인 ‘상륙돌격형 머리’로 머리카락을 잘랐다. 그는 “해병대가 쌓아 올린 명성과 전통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작금의 상황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기에 가장 빛나는 청춘의 시절 해병대에 입소해 의지와 결의를 다졌던 그 결기를 담아 두발식에 임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허 위원장이 머리를 자르는 동안 군가 ‘팔각모 사나이’를 불렀다.

앞서 채 상병은 지난 7월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해병대 수사단장이던 박 대령은 같은 달 30일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을 비롯한 지휘부 8명에게 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한 조사보고서를 이 장관에게 보고하고 결재를 받아 지난달 2일 경찰에 이첩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즉시 보고서를 회수하고 박 대령을 보직 해임했다. 이에 박 대령은 사단장과 여단장을 뺀 대대장 이하로 과실치사 혐의를 한정하라는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임 사단장을 혐의 대상에서 빼라고 지시한 바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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