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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욱일기 나부끼며…일본 해상자위대 함정, 부산 입항

등록 2023-05-29 14:58수정 2023-05-30 02:41

29일 오전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 함이 오는 31일 다국적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함미에 욱일기를 달고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연합뉴스
29일 오전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 함이 오는 31일 다국적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함미에 욱일기를 달고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연합뉴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달고 29일 오전 9시30분께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하마기리함은 오는 31일 제주 남방 공해에서 열리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앤데버23’에 참가하려 이날 부산에 왔다. 윤석열 정부는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단 깃발이 욱일기와는 모양이 다른 `자위함기’이고 이를 게양하는 것은 ‘국제 관례'라며 욱일기 게양을 문제삼지 않았다.

욱일기는 태양을 상징하는 중앙의 빨간 원을 중심으로 16개의 빨간 줄이 뻗어나가는 모양으로 과거 제국주의 시절일본 육군과 해군이 군기로 사용했다. 2차 대전 패전 뒤 일본 육상자위대는 욱일기와 견줘 빨간 줄 숫자가 적은 욱일기 형태 깃발을 채택했지만, 해상자위대는 욱일기를 그대로 자위함기로 쓰고 있다.

자위대 함정은 정박할 때 함수와 함미에 국기와 욱일기(자위함기)를 각각 달고, 항해할 때는 국기와 욱일기(자위함기)를 함정에서 가장 높은 마스트 위에 걸어둔다. 하마기리함은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머무는 동안 함미에 욱일기(자위함기)를 게양하고, 오는 31일 다국적 해양차단훈련에 참가할 때는 마스트에 욱일기(자위함기)를 달 예정이다.

일본 자위대 함정은 1954년부터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자위함기를 일장기와 함께 게양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 누리집은 자위함기를 욱일기의 일종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자위함기는 욱일기와 형태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욱일기가 아니라는 태도다. 욱일기를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국내 정서를 의식한 것이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과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에는 한국이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욱일기를 달고 참가한 바 있다. 이후 한-일관계가 나빠지면서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게양은 두 나라 사이의 쟁점이 됐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1월, 한국은 해군이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상자위대를 초청했지만, 욱일기 대신 일본 국기와 태극기만 게양하라고 요구하자 일본은 이에 반발해 관함식에 불참했다. 일본은 이듬해 2019년 자국에서 개최한 국제관함식 땐 한국 해군을 아예 초청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는 일본 자위대 함정이 자위함기를 게양하는 게 국제관례라며 입장을 바꿨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참가한 한국 해군 군수 지원함 소양함 장병들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타고 있던 해상자위대 함정 옆을 지나며 대함 경례를 했다. 당시 해상자위대 함정 마스트에는 욱일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통상적으로 외국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건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출범 20주년 고위급회의를 계기로 오는 31일 열리는 ‘이스턴 앤데버23'에는 한국,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참가한다. 이 훈련 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한국 해군 대형수송함 마라도함에 올라 훈련에 참여한 수상함들을 사열할 예정이다. 일본 자위대 하마기리함도 마라도함을 지나며 이종섭 장관을 향해 경례할 예정인데, 한국 국방장관이 자위대 함정을 사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련 일정과 규모는 날씨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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