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북한의 무응답 탓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동·서해 군 통신선의 정기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이 어떤 이유로 연락에 응하지 않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정부가 북한인권보고서를 발간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에 북한이 반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통일부는 이날 “오늘 오전 9시 연락사무소 업무개시 통화에 이어, 오후 5시 마감통화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공지했다. 이날 동·서해 군 통신선도 오전 9시 개시 통화와 오후 마감 통화가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남북은 평시 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주말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 개시통화와 오후 5시 마감통화를 한다. 군 당국도 같은 시각에 북한과 통화를 진행한다.
남북 간 연락채널은 그간 기술적, 정치적 이유로 몇 차례 중단됐다. 지난해 10월4일에는 북한의 기술 문제 탓에 개시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마감 통화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2021년에는 8월10일 한-미가 연합훈련을 시작하면서 북한이 연락을 거부하다가 그해 10월4일 다시 통화에 응했다.
이번 연락 두절도 북한 쪽의 기술적 문제에서 비롯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조선중앙방송> 보도를 보면 북한 일부 지역에는 비가 내리고 센바람주의경보가 내려졌다. 그러나 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통화가 모두 이뤄지지 않은 만큼 북한이 의도적으로 응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전날 통일부는 남북연락사무소 통화로 개성공단 내 남쪽 시설 무단 사용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통지를 하려 했으나 북한은 응답없이 전화를 끊었다. 통일부는 지난달 30일 2017∼2022년 탈북한 탈북민 508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작성한 ‘2023 북한인권보고서’를 처음 공개했다.
양무진 북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성공단 시설 사용을 중단하라는 통일부 요구에 대한 항의 차원이고, 더 큰 틀로 보면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불만 표시로 보인다”며 “북한이 공식적으로 담화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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