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미 군 당국이 23일 ‘작은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와스프급(4만2천t급) 강습 상륙함 마킨 아일랜드함(LHD-8)을 언론에 공개했다. 마킨 아일랜드함은 한-미 연합상륙 훈련인 쌍룡훈련에 참가하려 전날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현장에서 본 마킨 아일랜드함은 선체가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만큼 웅장한 규모였다. 이 함정은 전장 257m, 선폭 31.8m에 배수량이 4만2천t에 달하고, 스텔스 전투기인 F-35B를 탑재할 수 있다. 명목상으로는 상륙함이지만, F-35B를 최대 20대까지 실을 수 있어 ‘작은 항공모함’으로 불린다.

이날 마킨 아일랜드함 갑판에는 F-35B 10대와 해병대원 수송을 위한 수직 이착륙기인 MV-22B ‘오스프리’ 10대가 실려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F-35B는 F-35 전투기를 미 해병대용으로 제작한 기종이다.

군 관계자는 갑판 함재기들을 가리키며 “마킨 아일랜드가 쌍룡훈련에 참여해 전력의 차원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해병대가 중심이 된 상륙 작전에 마킨 아일랜드함에 실린 F-35B와 MV-22B의 전력이 더해져 공중을 장악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미군 쪽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토니 차베스 마킨 아일랜드함 함장은 함정 격납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F-35B는 5세대 전투기로 공대공 전투에 적합한 임무수행 능력을 지녔다”며 “훈련을 통해서 어떤 전술과 작전을 시현하는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이번 쌍룡훈련을 재개하면서 여단급이던 훈련 규모를 사단급으로 확대했다. 마킨 아일랜드함을 비롯해 대형수송함 독도함(LPH·1만4500t급)과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등이 훈련에 참여한다. 지난 20일 시작한 이 훈련은 오는 3일까지 이어진다. 오는 28일께에는 미 해군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10만t급)가 부산에 입항할 계획이다.

북한은 계속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북침선제공격을 숙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대규모의 병력과 무장장비가 동원되는 이번 훈련이 북침선제공격을 숙달하기 위한 데 있음을 (한, 미가) 스스로 드러낸 셈”이라며 반발했다. 강도 높은 한·미 훈련과 북한의 무력시위로 당분간 한반도 긴장은 고조될 전망이다.

부산/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