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12월26~31일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 8기6차 전원회의에서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의 명백한 적으로 다가선 현 상황은 핵탄(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1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의 명백한 적으로 다가선 현 상황은 핵탄(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1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12월26~31일 엿새 동안 평양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중앙위 8기6차 전원회의에서 한 “보고”(연설)에서 “우리 국가를 ‘주적’으로 규제하고 ‘전쟁준비’에 대해서까지 공공연히 줴치는(떠드는) 남조선 괴뢰들의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켜주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북한의 무인기 남하 사태 대응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12월29일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자위권 행사는 확실하고 단호해야 한다”며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 준비”를 강조한 사실 등을 염두에 둔 강경 대응 기조다.
김 총비서는 “우리의 핵무력은 전쟁 억제와 평화 안정 수호를 제1의 임무로 간주하지만 억제 실패 시 제2의 사명은 분명 방어가 아닌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속한 핵반격 능력을 기본사명으로 하는 또다른 대륙간 탄도미사일 체계를 개발할 데 대한 과업”을 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남쪽을 겨냥한 전술핵무기 등 “핵 반격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공언이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 총비서는 12월31일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증정식’이 진행된 “30문의 600㎜ 초대형 방사포”는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국가우주개발국은 최단 기간 내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첫 군사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김 총비서는 “강 대 강, 정면승부의 대적투쟁 원칙”에 따라 “구체화된 대미, 대적 대응 방향”을 천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총비서는 미국에 대해선 “‘동맹 강화’의 간판 밑에 ‘아시아판 나토’와 같은 새로운 군사블럭을 형성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고, 남쪽에 대해선 “적대적 군사활동을 활발히 하며 대결적 자세로 도전에 나서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곤 “조성된 정세는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군사적 동태에 대처해 압도적인 군사력 강화에 배가의 노력을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국제관계구도가 ‘신냉전’ 체계로 명백히 전환되고 다극화의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김 총비서는 “미국과 적대세력들은 인류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극도의 대조선 고립 압살 책동에 매달리고 있다”며 “미국의 동맹전략에 편승해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을 찬탈하는 데 발을 담그기 시작한 나라들에도 경종을 울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2022년 당·국가 중요정책 집행 정형(경과) 총화(결산)와 2023년 사업계획 △조직(인사) 문제 △2022년 국가예산 집행정형과 2023년 국가예산안 △혁명학원들에 대한 당적 지도 강화 △새시대 당건설의 5대 노선에 대하여 등 5개 의정(의제)가 상정돼 만장일치로 승인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선 군·치안 관련 고위 인사에 상당한 폭의 변화가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노동당 중앙위 군사 담당 비서 겸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박정천을 해임하고 리영길 국방상을 새로 선출한 사실이다. 인민군 총참모장엔 박수일 사회안전상을, 국방상엔 강순남 노동당 민방위부장 겸 당중앙군사위 위원을, 사회안전상에 리태섭 인민군 총참모장을 임명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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