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북한이 남쪽의 ‘호국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하며 “다시 한번 중대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18일 밤 아군(인민군) 동부 및 서부전선부대들이 강력한 군사적 대응조치로서 동·서해상으로 위협경고사격을 진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적들의 북침 전쟁연습인 ‘호국22’가 광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감행된 이번 도발 책동을 특별히 엄중시한다”며 이렇게 밝혔다고 19일 <조선중앙통신>(중통)이 보도했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중통>으로 내놓은 대변인 발표를 통해 “지난 10월13일과 14일에 이어 18일에도 적들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우리를 자극하는 군사적 도발을 또다시 감행했다”며 “적들은 18일 9시55분부터 17시22분까지 남강원도 철원군 전연(전선) 일대에서 수십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17~28일 진행되는 한국군의 연례 야외기동훈련인 ‘호국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이라 주장하며, 이를 이유로 18일 밤 포병 사격을 했다는 것이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전연 일대에서 감행되는 적들의 군사적 도발행위로 조선반도의 정세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며 “적들은 전연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시키는 무모하고 자극적인 도발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군이 18일 밤 강원도 장전 일대와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동·서해상으로 250여발의 포병사격을 했으며, 포탄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른 해상 완충구역에 떨어져 9·19 군사합의를 또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이날 “밤 10시께부터 북한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발의 포병사격과, 밤 11시께부터 북한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발의 포병사격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9·19 합의 때, 동·서해 북방한계선 위아래(속초~통천, 덕적도~초도)를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해상완충구역으로 설정해, 포 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했다. 합참은 이번 포병사격 뒤 포탄이 떨어진 동·서해상 지점이 9·19 군사합의에 따른 북방한계선(NLL) 북쪽 해상완충구역(북한 바다) 내이며, 우리 영해에서 관측된 낙탄은 없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동·서해상 북한의 포병사격에 대해 ‘9·19 군사합의 위반 및 즉각도발 중단’에 관한 경고 통신을 수회 실시했다”며 “동·서해 해상완충구역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며, 이러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