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의 자료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7주년 창건일을 하루 앞둔 9일 이른 새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데 이어 사흘 만에 다시 탄도미사일을 쐈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참가한 해상 연합기동훈련이 실시된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오전 1시48분께부터 1시58분께까지 북한이 강원도 문천(원산 북방)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50㎞, 고도는 약90㎞, 속도는 약 마하 5(음속 5배)로 탐지했으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승겸 합참의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했다고 합참은 밝혔다.
문천은 해군기지가 있는 곳으로, 2020년 4월 북한이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북한이 발사 시간과 장소를 다양하게 선택해 타격목표별 ‘맞춤형' 발사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수시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해온 북한이 이번처럼 심야 시간대 발사한 것은 올해 처음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북한 미사일 도발 관련 내용을 즉시 보고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엔에스시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잇따른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아울러 최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안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재확인하는 내용의 결의가 채택된 점에 주목하고, 북한의 국제 규범 준수를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북한의 지속적 도발이 국제 고립, 대북 제재와 민생 파탄을 심화해 오히려 체제를 더 불안하게 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특히 우리 군의 철저한 대비 태세를 확인하고, 미 전략자산 전개를 포함한 한미연합훈련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대북 억제와 연합방위태세를 한층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노 도시로 일본 방위성 부대신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가능성을 포함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리 군은 이번 미사일이 에스엘비엠일 가능성은 작게 보는 걸로 전해졌다.
이날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은 미국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이 동해로 다시 재진입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전날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과의 회견 형식을 빌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장력은 매우 우려스러운 현 사태 발전에 대해 엄중히 보고 있다”며 “현재 미핵항공모함 ‘로날드 레간’호 타격집단이 남조선 괴뢰 해군 함선들과 조선 동해 공해상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해상연합기동훈련을 벌리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15일 사이 7회째 미사일을 발사해 이틀에 한 번꼴로 미사일을 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23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11번째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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