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미국 연방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미 하원 지도부를 만나 “한미 간의 대화가 한반도 평화는 물론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회복, 기후변화 대응에 이르기까지 양국 협력을 더욱 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 있는 미 의사당 2층 하원의장실 앞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 등의 환영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바이러스를 이기는 길이 인류의 연대와 협력에 있듯 더 나은 미래도 국경을 넘어 대화하고 소통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70년간 다져온 한미동맹이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한미관계는 사실 안보의 관계지만 그것 외에도 굉장히 깊은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오늘 대통령께서 안보라든가 기타 등등에 대해서 해 주실 말씀에 대해서 많이 기대하고 있다. 한반도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기후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데, 양국 간에 어떤 노력을 함께할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팬데믹을 퇴치하는 것 등등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미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서 “민주주의의 바탕에는 굳건한 한미동맹이 있었고, 한국이 어려울 때 언제나 함께해 준 미 의회의 신뢰와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코로나 극복,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미 의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가 완료되고, 그 과정에서 양국은 긴밀하게 공조해왔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의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한미 간에 갖게 됐으며 나로서도 코로나 이후 첫 해외 방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국 연방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펠로시 의장은 “의회를 대표해서 대통령님의 방미를 초당적으로 환영하며,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한미 간 뿐 아니라 남북 간에도 국민 간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은 “2007년 미국 하원에 위안부 결의를 낸 바 있고, 아베 전 총리를 만났을 때 수차례 관련 언급을 했다”면서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위안부 결의 관련 발언은) 하원의장께서 (문 대통령과) 말씀을 주고받고 하는 중에 중간에 나온 얘기”라고 설명했다.
한국계 의원인 앤디 킴 하원의원은 “부모님께서 50년 전 가난한 한국에서 이민을 왔는데, 하원의원이 되어 대한민국 대통령을 의사당에서 만나니 매우 감격스럽다. 한미관계는 북한이나 중국에 대한 관계 차원이 아니라 한국 자체만으로도 미국의 매우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완 기자, 워싱턴/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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