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모습.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회 정무위원회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한 이아무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은 최근 구속된 윤아무개 옵티머스 이사의 아내로, 옵티머스가 펀드자금으로 무자본 인수·합병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해덕파워웨이 사외이사이자 옵티머스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로 지목된 셉틸리언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변호사 출신인 이 전 행정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자신 명의로 옵티머스 지분 9.8%를 지니고 있다가, 지난해 말께 이 지분을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비서 ㄱ씨에게 넘겼다. 차명주식 보유 의혹을 받는 배경이다. 이 전 행정관은 지난 6월 검찰이 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 수사를 시작한 뒤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청와대에 사직서를 냈다. 청와대는 옵티머스가 비상장주식이어서 이 전 행정관이 민정수석실에 들어올 때 주식보유 문제를 제대로 살피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했다. 청와대 재직 당시 옵티머스 사기사건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를 무마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선 이 전 행정관의 지위와 업무 체계 등을 볼 때 금융당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 전 행정관이 청와대 근무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과거 김조원 전 민정수석이나 이광철 현 민정비서관과의 인연이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그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당무 감사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김조원 전 민정수석이 위원장이었다. 이광철 민정비서관과는 2012년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직원의 댓글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은 강기정·김현 등 당시 민주당 의원의 변호인으로 함께 활동했다. 이 전 행정관은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의 법률지원단 가운데 한명으로 참여하기도 했으며 서울시 고문변호사, 국가정보원 법률 고문 등을 지냈다. 야당에서는 한국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를 지낸 그의 경력을 고리로 농어촌공사의 옵티머스 졸속 투자에 이 전 행정관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