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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이재용·최태원 만나 “경제회복 흐름 되살릴때”

등록 2020-02-13 12:51수정 2020-02-13 18:47

코로나19 극복 위해 경제계 의견 들어
삼성·현대차 등 주요그룹 경영자 참석
박용만 회장 “2월 한달 집중지원·정책감사 면제” 건의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방역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 않아 종식될 것”이라면서 “이제는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하여 경제 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그룹 경영자들과 만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제계의 의견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설비투자의 증가세 전환, 외국인 관광객 증가, 고용지표 향상 등을 언급하면서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 구광모 엘지(LG) 회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 이재현 씨제이(CJ)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국외 유입 등 긴장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국내에서의 방역 관리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단계로 들어선 것 같다”면서 대기업 총수들에게 이제는 경제 흐름을 되살려야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필요한 금융 지원과 신속한 통관, 특별연장근로 인가, 대체생산품에 대한 빠른 인증 등으로 기업 활동과 국민의 안전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면서 “관광업과 같이 코로나19에 직접 타격을 받은 업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항공·해운·운수·관광 등 업종별로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의 도전과 혁신 사례로서 “씨제이 그룹이 투자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또 한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재현 씨제이 회장의 참석에 대해 “씨제이그룹의 자산규모가 낮은 순위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의 정도와 중국내 사업 규모, 업종별 차별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은 국외 출장 때문에 부회장이 대신 참석했다.

박용만 회장은 문 대통령 발언 뒤에 “중국에서 확산중인 피해가 우리 경제에 상당 부분 전이되고 국내적으로도 심리적 공포가 커지면서 수출과 내수가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일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두가지 건의사항을 말했다. 중국 내에서 정상조업이 서둘러 이뤄질 수 있게 정부가 2월 한달동안 집중적인 지원을 할 것과 코로나19 사태에 한해 정책감사를 폐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건의사항도 내놓았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은 중국공장 노동자를 위한 방역물품 지원과 항공운송 자동차부품에 대한 한시적 관세인하를 건의했다. 황각규 롯데 부회장은 “문 대통령이 쇼핑몰에 한번 들러달라. 다양한 문화행사 참석도 건의드린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내수진작 차원에서 저녁 회식을 활성화했으면 한다. 주52시간에 저촉될지 우려를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이 부회장은 “기업의 본분은 고용창출과 혁신, 투자이다. 2년 전 약속 꼭 지키겠다.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삼성은 간담회 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간담회 참석 기업인 발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번 사태를 맞고 보니 좀 더 미리 준비했어야 했다는 생각이다. 어깨가 무겁다. 지금부터라도 신속하게 극복하겠다. 중국은 글로벌 제조업의 핵심이며, 미국과 함께 가장 큰 시장이다. IT산업의 경우 여러 면에서 준비한 걸로 극복하려 해도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위기는 항상 있었고 극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보다) 협력사의 어려움이 더 크다. 실질적 지원이 일어날 수 있게 세심히 챙길 것이다. 문 대통령께서 남대문 시장을 방문한 것을 TV로 봤다. 기업도 기업이지만 전통시장, 소상공인, 꽃가게 등이 많은 어려움이 있다. 삼성이 보탬이 될 방안을 챙길 것이다, 기업의 본분은 고용창출과 혁신, 투자이다. 2년 전 약속 꼭 지키겠다. 제일 중요한 것은 고용창출이다. 제가 직접 챙기겠다. 돌이켜보면 경제가 위기 아닌 적이 없지만 위기마다 견뎌왔다. 최선을 다해 경제활력을 되살리고 국민에 희망을 줄 방법을 노력하겠다.”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대자동차는 우리 정부의 신속한 지원으로 현재 40개 중국 와이어링 하네스 공장 중 38개가 재가동을 개시했다. 국내 공장도 순차적으로 가동을 재개한다.(현대자동차의 공장 가동 재개 현황을 설명한 뒤 건의) 중국 공장에서 근무 중인 근로자가 12만 명이다.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일할 수 있게 마스크 등 방역물품 지원이 필요하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항공운송으로 조달하고 있다. 항공관세를 해상운송 기준으로 한시적으로 인하해 달라. 항공운임은 (해상보다) 30~50배 차이가 난다. 특례적용을 했으면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기업의 고충을 들어주시는 자리를 만들어주시고, 정부의 실시간 대응이 잘되고 있어 깊이 감사드린다. 아직까지는 우한의 석유화학 공장 등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 충칭의 반도체 사업도 아직은 괜찮다. 한중 항공화물 운송이 폐쇄되면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웨이퍼의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는 만큼 화물 운송 항공편을 축소하지 말 것을 요청해 달라. 앞으로 SK는 투자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년 수준의 투자와 고용을 할 것이다. 또 SK는 일주일에 한 번 직원들에게 구내식당 이용제안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오늘 간담회가 잡히고 난 뒤 ‘건강염려증’에 시달렸다. 제가 바이러스 걸리면 어떻게 하나 하고. 정부가 상황을 잘 관리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LG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안정적 부품 조달 공급망의 구축을 위해 생산전략을 재점검하는 중이다. 그 일환으로 작년에 전지 양극재 공장을 구미에 세우기로 결정했다. 핵심소재부품의 특정지역 국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화 다변화가 필요하다. 중소협력사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협력사에)인력 및 기술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은) 큰 힘이다. (코로나19 중에도)영화 얘기를 하면 (국민의) 마음이 풀린다. 대한민국엔 좋은 기운이다. 대통령님도 영화를 사랑해 주셔서 관심을 보여주셨다. 천재적 봉준호 감독과 영화인, CJ지원이 조합된 결과다. 국격은 높아졌고, 국운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위기는 짧은 시기에 잘 극복될 것이다. 물론 CJ도 여러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투자 고용창출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대통령께서도 문화콘텐츠를 산업으로 인식해 주시고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 항공, 관광, 유통 등 어려운 분야에 지원을 더 해 주시기를 바란다. 대통령의 관심과 응원 자체가 기업인에게 큰 힘이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창사 이래 처음 3일간 백화점을 휴업했는데 잠실역에 나가보니 마스크 쓴 분들이 줄었다. 정부의 노력에 감사한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당장 사회적 활력이 저해되고 있다. 관광 유통 영세사업자가 걱정된다. 롯데호텔의 경우 28,000건의 객실취소가 있었다. 롯데월드 몰의 입점 상인의 매출감소도 크다. 국민안심과 사회활력을 높여야 한다. 남대문시장에 가서 안심감을 높여주신 대통령께 감사하다.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세제나 재정지원 등 특단의 대책을 요청드린다. 유통 관광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롯데는 상생협력 대책을 강구 중이다. 대통령께서 쇼핑몰에 한번 들르시는 게 어떤가. 오시면 환영하겠다. 대통령님의 (안심) 메시지 이후 (롯데 쇼핑몰 등이) 전일 대비 10% 올랐다. 대통령님의 다양한 문화행사 참석도 건의드린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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