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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서울 상위권대 학종 비율 낮춰야”…11월중 개선방안 마련 지시

등록 2019-10-25 11:22수정 2019-10-25 22:08

교육관계장관회의서 정시 확대 지시
“정시 확대가 능사는 아니지만
정시가 수시보다 공정하다는
학부모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고교서열화 해소방안 마련도 주문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관계 장관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관계 장관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교육관계 장관회의에서 11월 안에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을 높이는 방향의 대입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교육관계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공정한 교육제도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교육 개혁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교육만을 주제로 관계 장관회의를 연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로 제도화한 불공정 문제가 제기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중을 낮추는 쪽으로 대입제도를 손질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학생부 종합 전형 위주의 수시 전형은 입시의 공정성이라는 면에서 사회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성적 일변도의 평가에서 벗어나 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발한다는 제도 취지에도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국민적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라고 짚었다. 문 대통령은당사자인 학생의 역량과 노력보다는 부모의 배경과 능력 출신고등학교 같은 외부 요인이 입시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과정마저 투명하지 않아 깜깜이 전형으로 불릴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위법이 아니더라도 더는 특권과 불공정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며 “입시의 공정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기울여야 할 노력은 학생부종합전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시(확대)가 능사는 아닌 줄은 알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써는 차라리 정시가 수시보다 공정하다는 입시당사자들과 학부모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단순한 것이 가장 공정하다는 국민 요구대로 입시 전형을 단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시 확대가 서울 강남 지역 학생들에게 가장 유리할 것이라는 진보 교육계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자신도 일정 부분은 고육지책이라는 고민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학종 비율을 낮추고 정시 비중을 높이는 이같은 방식의 대입제도 개선의 초점은 서울, 수도권 대학이라고 한정했다. 그는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수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핵심 문제는 입시 영향력 크고 경쟁 몰려있는 서울 상위권 대학이 학생부 종합전형 비중이 그 신뢰도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데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때까지 서울 주요 대학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중의 지나친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대학들도 좋은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대학 입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점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 대학에 정시 비중을 일정수준 이상 지켜줄 것을 권고한 바 있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국민 시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시 비율을 법제화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지금껏 그렇게 해본 적도 없다"며 "다만 교육부에서 여러 수단을 통해 서울 주요 대학에 권고를 통해 정시 확대를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입제도 개선안 마련 시기를 한달여 뒤로 못 박았다. 그는 “11월 중에 국민께서 납득할만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고교 서열화 문제도 해소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수시 전형 불공정의 배경이 되고 다른 교육특권으로 인식되는 것이 고교 서열화 문제”라며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을 중심으로 사실상 서열화된 고교체계가 수시 전형의 고정성에 대한 불신뿐 아니라 과도한 교육경쟁 조기 선행교육과 높은 교육비 부담에 따른 교육 불평등 입시 위주 교육으로 인한 일반 고교와의 격차를 막고 있다”며 “이 문제의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더는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고 일반고가 고등학교 교육의 중심이 되려면 다각도의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일반고 확대를 언급한 뒤 “공교육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여 사교육비의 증가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고졸 학생들에 대한 배려도 당부했다. 그는 “정부가 이미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과 실업계고 현장실습 보완방안을 마련했고 내년도 직업교육 관련 예산도 늘려서 편성해두고 있지만 고등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한참 부족하다”며 “현장실습과 고졸 채용의 우수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마련하거나 선취업 후 학습의 기회와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조속히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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