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본이 이날 오전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이 “우리의 수출이 증가하면 할수록 일본으로부터 핵심 소재와 부품 수입이 동시에 증가하는 가마우지 경제체제로부터 이제는 탈피해야한다”고 말했다.
김현종 2차장은 2일 오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만약 20년 전에 일본이 오늘의 조치를 우리에게 취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을 것이지만,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종 2차장은 이날 대통령 주재 긴급 국무회의와 홍남기 부총리의 정부 합동브리핑이 끝난 뒤 추가설명에 나섰다.
김 차장은 “정부는 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국민들과 힘을 합쳐 이번 위기를 일본에 대한 가마우지 경제체제의 고리를 끊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가마우지 경제는 한국 기업이 부품과 소재 등 중간재를 일본에서 수입해 상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구조상 한국의 수출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익이 일본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말한다. 1980년대 일본의 경제평론가가 처음으로 쓴 용어다.
김 차장은 “지금 세계는 다자 차원의 국제분업 체계로부터 자국 중심주의로 전환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우리도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경제안보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참에 일본이 수출규제 등으로 한국을 다시 위협하지 못할 기반을 만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간 계속되는 무역전쟁 등 자유무역주의가 후퇴하는 세계 경제의 변화에도 대응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김 차장은 “우리 기업들이 해외 기술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 지원하겠다. 우리의 우수한 해외 기술인력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가 장려책을 시행하는 데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했다. 또 “대기업은 상생 차원에서 우리 중소기업 제품들을 더 많이 구매해주고, 역량을 갖춘 부품 소재 중소기업들이 성장하여 기술독립을 이룰 수 있도록 상생의 환경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긴급 국무회의를 열어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의 도전을 오히려 기회로 여기고 새로운 경제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는 충분히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 우리 경제가 일본 경제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다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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