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의 내용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확인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4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편지 내용을) 보고 예상을 한 게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편지를 보게 되면 ‘참 아름다운 편지다’라고 할 것이다. 예상 그대로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편지 내용을 문재인 대통령께서 밝힐 수 없다고 했다”며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각) “김정은으로부터 방금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며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내가 어제 받은 편지때문에 그걸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노르웨이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친서에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과 한국 양국이 친서 내용을 공유하고, 남북미 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볼 만한 부분을 찾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편지 내용을 봤다라고 했는데 내용을 완전히 (양국이) 공유한 건지’ 묻는 기자 질문에 “어떤 내용인지 알았다는 것을 ‘봤다’라고 표현한 것이고, 문 대통령과 정 실장도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후 청와대는 “정확히는 ‘미국’으로부터 서한의 내용을 ‘통보받았다’이다”고 다시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이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기 위해 판문점으로 내려가게 한 사실에 주목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김여정 부부장은 그 지위와 상관없이 상징성, 대표성이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저희에게 온 통지문도 보면 ‘남쪽의 책임있는 인사가 나와줄 것’을 요청했다. 김여정 부부장과의 대화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이희호 여사가 평생을 민족의 통일과 화합을 위해 사신 분이고 그뜻을 기려야 한다고 이야기를 나눴고, 그 뜻을 기리는게 남북대화와 남북평화라고 충분히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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