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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경제수석 “경제 하방위험 장기화 소지…적극적 대응 필요”

등록 2019-06-09 13:06수정 2019-06-09 21:06

통상마찰 확대로 글로벌 교역 위축
“생각 보다 대외여건 불확실성 커져”
지방 재정집행 부진도 성장률 감소이유

재정 활용과 소득분배 개선 등 방안 확인
“재정 증가속도 적절히 관리” 선 긋기도
“경상수지 적자·저물가는 걱정할 수준 아냐”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현 경제상황과 정책대응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현 경제상황과 정책대응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연초에 1/4분기 생각했던 것보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 보다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책 대응 카드로 제시할 수 있는 재정 확대에 대해서는 “지난주 한국은행이 국민계정을 개편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이 커졌고, 국가채무비율이 떨어졌다. 여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이 좀더 커지게 됐다”고 했다. 윤 수석은 또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했고, “일본이나 다른 나라처럼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윤 수석은 지난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경제 상황과 정책 대응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윤 수석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에 대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을 이유로 들었다. 윤 수석은 “최근 통상마찰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활동이 예상보다 크게 위축되고 있다. 반도체 가격보다 당초 기대보다 크게 하락했고, 한편으로 최근에 나타난 통상마찰이 글로벌 백본(기간망) 경쟁과 결부가 돼서 조금 더 장기화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성장률의 둔화는 대외 여건과 함께 재정집행의 부진도 있었다고 했다. 윤 수석은 “(1/4분기 성장률 감소) 원인을 분석해봤는데 대외 여건의 영향이 60∼70%여서 가장 컸고,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재정집행이 부진한 영향도 있었다. 예를 들어 1/4분기 성장기여도를 보면 투자가 -0.8이고, 수출이 -1.3, 정부 부문이 -0.6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성장 활력을 회복하는데 있어서 추경의 신속한 통과가 정말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윤 수석은 “소득불평등이 높을수록 성장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소득 분배 개선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분석한 결과 성장의 지속기간에 미치는 영향이 소득분배, 무역개방, 정치제도 등의 순이라는 것이다. 윤 수석은 소득5분위 배율이 2015년부터 오르다 2018년에 정점을 찍고 2019년에 하락한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최근에야 개선되고 있는 분배지표가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득5분위배율은 소득 상위 20% 가구의 소득을 하위 20% 가구의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다만 소득1분위(하위 20% 가구 소득)의 소득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5%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23일 ‘2019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내놓고, 민간소비 부진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저소득자로 떨어진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에서 정부가 재정을 활용할 여력은 커졌다고 했다. 윤 수석은 “한국은행이 기초 통계를 업데이트하고 신산업을 반영하고 해서 지난해 명목 지디피(GDP)가 1893조원으로 늘어났고, 국가채무나 가계부채, 기업부채의 지디피 비율이 떨어졌다”며 “정책 여력이 좀더 커지게 됐다”고 했다. 윤 수석은 국가채무비율은 기존 38.2%에서 36%로 낮아졌고, 가계부채도 86%에서 81%로 낮아졌다고 했다. 다만 경제학계 한편에서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한 큰 폭의 ‘확장 재정‘을 주장하는 것과 달리, 윤 수석은 적절한 관리를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윤 수석은 “향후 경제상황을 감안해서 재정 증가속도를 적절히 관리해 나갈 계획으로 있다”고 했다.

이날 윤 수석은 경상수지 적자와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 윤 수석은 “경상수지가 우리나라 같이 국제 결제통화를 가지고 있지 않는 나라의 경우에 어느 정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금년에 국내총생산(GDP)의 3∼4% 정도 되는 경상수지 흑자, 굉장히 상당한 규모의 의미가 되겠지만, 흑자기조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올해 600억 달러 수준의 흑자를 예상했다. 또 윤 수석은 “물가목표제를 하고 있고 2%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근원물가는 1.4%였다. 일본이나 다른 나라처럼 디플레이션, 마이너스 물가를 걱정할 그런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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