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3일 용인시 종합가족센터를 방문해 ’육아아빠’들과 간담회를 했다. 청와대 제공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불만도 아이들이 어렸을때 자신만 찾는 것이었다며, 아빠들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함께 남성 육아휴직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인 편견도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김정숙 여사는 3일 오후 용인가족센터를 방문해 육아휴직 중이거나 육아휴직 경험이 있는 아빠들과 간담회를 했다. 김 여사는 아이와 함께 몸으로 소통하고 놀아주는 프로그램을 하는 ‘아빠 자조모임’을 참관하며 “우리 시대에는 아이를 키울때 엄마들이 주로 키웠는데 남편 불만은 애들이 잘 놀다가도 잘 때는 애가 나만 찾는 것이었다. 그러면 너무 섭섭해 했다”며 “(아빠가) 유치원 갔는데 ‘왜 엄마가 안왔어’ 이런 얘기 듣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아니다’ 라고 자주 듣다보면 (육아 아빠들을 보는) 편견도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왔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육아아빠’들은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시선이 바뀌어야 육아아빠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어진원(40)씨는 간담회 전 설문지 제안을 통해 “육아휴직이 승진 불이익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지 않는 직장분위기가 중요하다”며 “육아휴직 경력을 군복무나 교육연수 경력에 준해 대우해야 한다”“고 했다. 또 “녹색어머니회, 책맘 봉사 등 ‘엄마’ 중심의 학교 참여 프로그램에 남성 참여가 자연스러워지도록 용어부터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손정환(40)씨는 “육아휴직을 통해 아이들과 관계가 수직적에서 수평적으로 변했으며,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대신 자신감이 생겼다. 최소 6개월의 아빠 육아휴직이 의무화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남성의 육아휴직에 대한 시선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신용진(37)씨는 “2017년 3월에 개발부서에서 처음으로 육아휴직을 썼다. 제가 휴직을 쓴 이후로 저에게 물어보고 용기를 내서 쓴 분들이 있어서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고용보험기금 자료를 보면, 남성 육아휴직급여 초회 수급자는 2014년 3421명에서 2018년 1만7662명으로 증가한 상태다.
이른바 ‘라테파파’인 요한 페르손(41)씨는 스웨덴의 경험을 전했다. “공무원 조직 사회에서는 아버지 휴직을 권장한다. (휴직 뒤에) 아이와 관계가 돈독해지고 배우자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모른다. 어찌 보면 힘들고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게 지나갈 수 있는 하루인데 많은 것을 배워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라테파파’는 한 손에는 라테를 한 손에는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아빠를 칭하는 말이다.
김정숙 여사는 “남자들이 ‘육아휴직을 해서 승진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야’ 그런게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기쁨, 아이와 교감했을 때, 그런 것이 더 커다란 이익이 될 수 있다라는 것. 그런 것을 통해 내가 빨리 가는 스텝에서 조금 멈춰서 돌아볼 수 있는 게, 이것이 있을 때에만 많은 아빠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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