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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오는 분 기다려야”…문 대통령, 남북관계 ‘숨고르기’

등록 2019-04-28 14:35수정 2019-04-28 20:37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행사 영상메시지
“판문점 선언 햇수 거듭할수록 되돌릴 수 없는 평화”
‘트럼프 메시지’와 대화 재개 등 놓고 고심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열린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메시지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열린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메시지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처음으로 열린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대신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핵문제 등을 해결할 방법을 찾으며 주말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길이기에, 또 다함께 가야하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며 남북관계에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통일부와 서울시, 경기도가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개최한 4·27 정상회담 1주년 기념 문화공연에서 상영된 영상메시지에서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자”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큰 강은 구불구불 흐르지만, 끝내 바다에 이른다”며 “판문점 선언이 햇수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평화, 함께 잘 사는 한반도를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이 하나하나 이행되고 있다며 의미도 되새겼다. 남북이 같이 비무장지대 지피(GP)를 철수했고 전사자 유해발굴을 하고 있으며, 서해 어장이 넓어지고 안전해졌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명을 다하신 분들을 기억하며, 도보다리의 산새들에게도 안부를 물어본다”라며 “역사적 선언의 장을 열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주민들께도 인사를 전한다”며 영상메시지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 행사에 불참하고 영상메시지를 보냈지만, 북한의 움직임을 계속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4월 중순까지도 문 대통령의 판문점 행사 참석 여부를 ‘미정’ 상태로 두고 북쪽의 공동행사 참여를 기다렸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지역경제투어 장소로 강원도를 선정해 “강원도를 평화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고성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을 직접 걷기도 했다.

청와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한 메시지도 가지고 있다고 공개한 상태다. 하지만 대화가 이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 또는 물밑 대화가 오가고 있는지는 알려진 게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관계는 결과가 나오면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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