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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116분 회동…문 대통령 “비핵화 빛 샐 틈 없는 공조”

등록 2019-04-12 20:14수정 2019-04-12 22:33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청와대 제공
예정된 90분으로는 부족했다.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간을 26분 넘기고서야 마무리됐다.

애초 낮 12시(현지시각)에 회담장에 오기로 돼 있던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12시10분이 돼서야 백악관에 도착했다. 오전에 있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의 접견이 길어지면서 정상회담 일정에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앞서 문밖으로 나와 문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문 대통령 내외는 백악관에 도착한 뒤 방명록에 서명하고 미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누구도 가보지 못한 평화의 길, 위대한 한·미 동맹이 함께 갑니다”라고 썼다. 단독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함께 앉은 가운데 한국과 미국 기자들과 약 10분 동안 질의응답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도 계획표상 일정보다 길어졌다. 단독회담과 소규모회담, 확대 오찬회담까지 모두 90분이 잡혀 있었으나, 전체 회담 시간은 116분으로 늘어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겸한 업무오찬을 함께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겸한 업무오찬을 함께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 제공

두 정상은 이날 공동발표문을 내놓지 않았지만 동맹 관계와 대북 공조 기조를 재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회담을 앞둔 머리발언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한-미 양국의 관계는 지금 더욱더 아주 긴밀하다. 이 좋은 관계는 우리 양국 간에 또 우리 부인들 간에 앞으로 영원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도 “저희가 머무는 영빈관으로 트럼프 대통령께서 아름다운 꽃다발과 함께 직접 서명한 카드를 보내주셨다. 세심하게 마음을 써주신 데 대해 감동받았다. 빛 샐 틈 없는 공조로 완전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문제가 끝날 때까지 공조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 제공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출신답게 경제적 실익을 챙기는 데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 한국과 미국 간의 상당히 중요한 무역거래를 또 타결했다. 곧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다. 이번 타결로 인해 양국 모두에 상당한 이익이 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주요 무역 상대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뜯어고치겠다고 했고, 한국은 이에 응해 최근 협정을 개정한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께서는 미국의 여러 군사장비를 구매할 것으로 결정했다”고 언급한 뒤 “미국은 미국 장비를 구매하는 나라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회담에서 거둔 ‘수확’에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문제조차도 트럼프 대통령께서 대화로써 반드시 해결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한국 국민은 가지고 있다. 한반도 정세의 극적인 변화는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또 탁월한 리더십 덕분이라고 믿는다”고 추어올리기도 했다.

이날 확대정상회담은 업무 오찬과 함께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두 정상은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양쪽 수행원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달래는 데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오전 볼턴 보좌관 등과의 접견에서 “노고와 기여를 높이 평가”한다며 “계속 한국 쪽 카운터파트들과 긴밀히 공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확대정상회담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환송을 받으며 백악관을 떠났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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