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제민 신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오른쪽),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벤처 창업과 관련해 “금지돼 있지 않으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도록 법령을 폭넓게 해석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로 임명된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한 오찬에서 이렇게 밝히며 “(공무원들이) 법적인 근거가 없으면 과감한 행정을 펼 수가 없다. 아직은 공직 문화가 굳어져 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벤처기업을 처음 만든 사람은 대부분 실패했다. 그러나 그걸 인수한 사람들은 성공했다”며 “인수자들이 앞사람들의 실패를 교훈 삼아 성공률을 높인 것”이라고 했다. 이정동 특보는 “실패를 해도 사회가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뒷배가 튼튼해야 앞으로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 특보는 ‘도전적인 시행착오’를 축적해야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축적의 시간> <축적의 길>의 저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 특보에게 “대선 때 한참 바쁜데 이 교수의 책을 읽었고, 이런저런 자리에서 말할 때 잘 써먹기도 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직원들에게 설날 선물로 이 특보의 책 <축적의 길>을 돌렸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선 정부 재정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이제민 부의장은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재정을 긴축해온 면이 있다. 올해 확장적 재정운영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재정 확장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 특보는 “개인적으로 가수 조용필을 좋아한다. (가수 조용필이) 놀라운 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이라며 “어떤 가수는 주구장창 같은 노래만 부르는데 조용필은 끊임없이 한발씩 내딛는다. 그게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자리 대책에 관한 보고를 받고 “구조나 환경적 원인으로만 돌리지 말고 어떻게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라”며 채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경제 쪽 참모들이 고용 부진의 원인을 경제 활동 인구 감소와 저성장, 노령화 등이라고 보고하자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의 예를 보면 반드시 고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냐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보협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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