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광화문 시대, 집무실 이전 공약은 당분간은 조금 더 보류하고, 지금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들을 봐가면서 적절한 시기에 다시 판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머리발언에서 “여러 가지 검토를 해 보니 아주 의미 있는 공약이라고 하지만 경제가 엄중하다고 하는 이 시기에 많은 리모델링 비용을 사용하고 그로 인한 행정상의 불편이나 혼란도 상당 기간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 것을 다 감수하고서라도 굳이 이전을 꼭 할 만큼 우선순위가 있는 과제냐는 점에 대해 국민께서 과연 공감해 주실까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4일 유홍준 ‘광화문 대통령 시대 위원회’ 자문위원이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을 보류하기로 한 정부 방침을 발표했으나, 문 대통령이 이에 관한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정안전부가 이번 주부터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김부겸 장관의 발언 뒤에 집무실 이전 보류를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은 “행안부의 세종 이전하고 연계해서 제가 구상하고 공약했던 것이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해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이었다. 정부종합청사에 이런 정도의 공간이 날 기회라는 게 이런 시기 말고는 없기 때문에 그 계기에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공약을 했던 것”이라고 집무실 이전 공약 배경을 밝혔다. 이어 집무실·비서실을 옮기더라도 “청와대에 있는 본관이나 영빈관 같은 의전 공간, 헬기장 또는 지하벙커 이런 시설들은 옮길 수가 없기 때문에 계속 사용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공약 실행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 이전 공약의 폐기가 아니라 보류임을 강조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국무위원들이 공유해달라 “고 당부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