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전직 국회 원로 의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연말을 맞아 문희상 국회의장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출신 전·현직 국회의장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전·현직 의장들은 문 대통령에게 “집권 중반기 소통의 폭을 넓히라”고 조언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원로 선배 정치인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며 “참석자는 김원기, 임채정 전 의원과 정세균, 문희상 의원이며, 점심은 낮 12시부터 1시50분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점심 자리는 문 의장이 지난 17일 중동 순방을 떠나기 전에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오찬은 연말연시를 맞아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어온 원로 정치인들로부터 고견을 듣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며 “원로들은 ‘올 한해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에서 획기적 진전을 이룬 것은 역사적으로 높이 평가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원로들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내년에는 더 열심히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며 “특히 김원기 전 의원은 ‘대통령 임기를 마칠 때 박수받으며 떠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그렇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집권 3년차에 들어서는 문 대통령에게 폭넓은 소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참석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려운 상황이고 집권 중반기를 맞아 두루 소통의 폭을 넓히라는 조언을 했다”며 “광범위하게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의견을 구하라는 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문제에 관해서는 세계 경제가 다 어려운 상황인데 꿋꿋하게 잘 하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조국 민정수석이 반드시 출석하는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이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 등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하는 등 경색된 국회 상황에 대한 현안은 오찬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나누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성연철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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