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현지시각) 다음 방문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회의 결과를 말하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관계 진전 과정에서 한-미 간 불협화음은 전혀 없다"며 일부 언론과 야당이 제기하는 한-미 갈등설을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뉴질랜드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금까지 이뤄진 (남북 협력사업) 하나하나는 미국이나 유엔 안보리와 협의없이 이뤄진 게 하나도 없다”며 “제가 자신있게 말씀드리니 그런 말에는 전혀 흔들리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최근 한국에 대한 불만이나 불신, 우려가 있었던 것 같다’는 물음에 “한-미간 불협화음이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근거로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금 상황을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11월30일)을 하기 전날이 북한이 핵, 미사일 등 모든 도발을 중단한 지 만 1년 되는 날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한국이 한 역할이 매우 컸고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계속해 주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미 간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다른 입장이 전혀 없다”며 “미국과 불협화음이 있다는 이야기는 별로 근거 없는 추측성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끝무렵에도 “이 점만은 좀 이해했으면 한다”며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 개성 남북 연락사무소 개소,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에서 미국이나 유엔 쪽과 세세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이런 과정들이 수없이 많은 대화 속에서 이뤄지고 있고, 아예 한-미 간에 워킹그룹을 만들어 계속 실무적으로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내로 예상되는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에 관해서도 “실제로 착공 연결을 하는 일은 국제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며 “착공이 아니라 일을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착수식은 할 수 있을까 하는데 이것도 미국과 충분히 협의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고위급 회담이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전에 남북 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먼저 이뤄지면 혹시 (한-미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는데,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그런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며 김 위원장 답방 문제도 미국과 충분히 교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간담회 내내 한-미 소통이 원활함을 강조한 것은 사실과 다르거나 부풀려진 ‘한-미 갈등설’이 상호 불신을 키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를 그르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한-미 정상회담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하다’(Your attitude is perpect, unbelieverble)며 문 대통령의 성과를 평가하고 자신의 임기 안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며 “자신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접하는 상황에서 한-미 불협화음설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북 협력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세밀한 부분까지 한-미 공조가 이뤄지고 있음을 설명함으로써 보수적인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뜻도 담긴 것 같다. 대통령전용기/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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