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오른쪽 둘째)은 22일 국회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만나 개헌안에 대한 보고와 함께 전문을 전달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하루 앞둔 25일 청와대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장하성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는, 26일 개헌안 발의 이후 ‘국민과 함께하는 개헌’이라는 기조를 이어가면서 개헌안 국회 통과 전략과 각 수석실의 역할 분담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들은 “26일 대통령 개헌안 발의로 청와대의 할 일이 끝나는 게 아니라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정무수석실(한병도 수석)은 국회 설득을, 국민소통수석실(윤영찬 수석)은 대국민 홍보를 하는 등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개헌안 발의 이후 국회 심의기간(60일 이내)인 5월까지,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뛰겠다는 것이다. 한병도 정무수석은 개헌안이 발의된 뒤 다시 국회를 찾아 협조를 당부하고, 헌법 제81조(‘대통령은 국회에 출석하여 발언하거나 서한으로 의견을 표시할 수 있다’)에 따라 4월 임시국회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을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또 사회혁신수석실(하승창 수석)은 이번 개헌안이 미진하다고 비판하는 시민사회단체 설득에 나서고, 사회수석실(김수현 수석)은 개헌안에 강화된 토지공개념이나 사회적 경제 등에 관한 정부의 후속작업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현재 청와대는 개헌안의 국회 통과를 낙관하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청와대 관계자는 “헌법은 일반 법률과 달리 총괄적이어서, 전체적으로 덜 만족스럽더라도 각자 강하게 지지하는 내용이 있거나 최소한 현행 헌법보다는 낫다고 판단하면 국민들도 이번 개헌안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지지 여론이 높아지면 자유한국당의 반대 기류도 약해질 것이라고 청와대는 보고 있다.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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