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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핵 로드맵 입구는 핵동결, 출구는 핵폐기”

등록 2018-03-07 15:18수정 2018-03-07 16:45

청와대 여야 5당 대표 회동서 밝혀
홍준표 대표, 정상회담 제안 질문에
“북한이 ‘조기 정상회담’ 먼저 제안…
회담장소 판문점 평화의집도 선택”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대표 오찬 간담회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사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대표 오찬 간담회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사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낮 열린 여야 5당 대표와의 오찬 회동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입구는 핵동결, 출구는 비핵화”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최종목표는 (북한의) 비핵화·핵폐기”라며 “바로 한번에 핵폐기가 어려울 수 있는 현실적 문제에 있어서 핵폐기 전 단계까지 이런저런 로드맵을 거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오찬 회동에 배석한 자유한국당 장제원, 바른미래당 신용현 대변인은 이날 오후 회동 뒤 각 당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비공개 회동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핵동결과 탄도미사일 개발 잠정 중단 합의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핵폐기 전제 없는 남북회담 무용론”을 제기하자, 문 대통령은 “당연히 우리의 목표는 비핵화다. 핵확산 방지나 핵동결로는 만족할 수 없다. 그러나 핵폐기는 최종목표이고, 바로 핵폐기가 어려울 수있는 현실적 문제에 있어서, 핵폐기 전 단계까지 이런저런 로드맵을 거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고 답했다고 장제원 대변인이 전했다. 신용현 대변인도 “문 대통령이 ‘다른 나라는 핵동결로 끝날지 몰라도 우리 입장에서는 핵폐기, 비핵화로 가는게 맞다. 한번에 가기 어려워 현실적 목표(를 거쳐), 최종 목표로 가야하는 걸 이해해주길 바란다. 입구는 핵동결, 출구는 비핵화로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낮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낮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대북특사로 비공개 회동에 배석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남북 정상회담 제안 주체와 시기 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장 대변인은 “홍준표 대표가 ‘어느 쪽이 먼저 남북 정상회담을 요구했느냐’고 질문하자, 정의용 실장이 ‘2월10일 김여정 특사가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면담할 때 초청 의사를 밝혔다. 이후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협의해 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 대표가 다시 ‘4월 말이라는 시점이 한미연합훈련 무력화와 6·13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 아니냐. 어느 쪽에서 제안했으냐’고 묻자, 정 실장은 처음에는 “서로 의논해서 정했다”며 모호하게 답변했다가 “대통령 임기 1년차에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대선 공약이었다”고 했다고 두 당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추가로 “가급적 6월 지방선거로부터는 간격을 두어서 (정상회담이) 되는 것이 좋겠다고 우리가 (북한에) 의견을 제시했다는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신용현 대변인은 “정 실장이 ‘(북한에서) 김영철이 왔을 때 문 대통령과 면담시 문 대통령에게 평양 방문을 초청한게 있었고, 이후에 북이 가급적 조기에 남북 회담을 하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남북 정상회담 장소가 판문점 평화의집으로 결정된 배경에 대해서는 “우리 쪽에서 판문점이나 남북 어디든 좋다고 오픈 제안했고, 북한이 남쪽 평화의집을 정했다’고 말했다”고 신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비공개 회동에서 여야 대표들은 문 대통령과 정 실장에게 모두 질문을 했는데, 답변은 주로 문 대통령이 했다고 한다. 장 대변인은 “비공개 회담이 시작하자 홍 대표가 정상회담 제안 주체와 시기 결정에 대해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질문하자 정의용 실장이 약간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께서 ‘구체적 질문은 나한테 하시라. 대표님들의 다양한 의견을 달라. 국회에서 질문하듯 하실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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