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직장 내 성폭력·성희롱 문제에 대해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조직적인 은폐나 2차 피해가 발생할 경우 가해자뿐만 아니라 기관장이나 부서장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부는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에 대해 이번 기회에 끝을 본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주기 바란다”며 “성희롱·성폭력은 한 개인의 일탈 행위가 아니라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와 문화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위계 문화가 강한 정부와 공공기관부터 먼저 달라지고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근절과 재발 방지를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폭로한 검찰 내 성추행 및 은폐 의혹과 관련해 “그동안 당사자가 겪었을 고통에 위로와 격려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한 뒤, “이번 사건은 법질서를 수호해야 할 검찰 조직에서 상급자에 의한 성추행이 발생했는데도 사실 조사 및 적절한 조처가 취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에게 보복 차원의 부당한 인사 조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는 점에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부와 검찰은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사건임을 명심하여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드러나는 사실에 대해 관련자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민간기업에서도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엄정 처리되고, 피해자가 보호될 수 있는 방안까지 함께 강구해주기 바란다”며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이 실효성 있게 이행되고 있는지 철저히 점검하여 보완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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