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서 웃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 방문(13~15일)에 이어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15~16일 충칭을 방문한다. 문 대통령의 충칭 동선은 중국과의 경제협력, 역사적 공감대 강화, 차기 지도자와의 유대 형성에 맞춰 짜였다.
경제협력 측면에서 충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역점적으로 추진중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중국 중심의 경제 벨트)와 서부 대개발 사업의 기점이다. 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폴란드~독일로 이어지는 총연장 1만1179㎞의 유신구(위신어우, ?新歐) 국제철도의 기점이다. 육상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셈이다. 문 대통령의 충칭 방문은 시 주석의 국책사업인 일대일로 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중국은 낙후한 서부 개발과 중앙아시아 인프라 구축에 각국의 참여를 바라고 있다. 충칭은 현대자동차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을 격려하고, 중국 당국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보복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기업을 배려하고 지원해달라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16일 충칭에서 대한민국 마지막 임시정부 청사와 광복군 총사령부 유적을 방문할 예정이다. 1919년 상하이에서 출범한 임시정부는 일제의 탄압을 피해 항저우, 창사, 광저우 등 여섯 곳을 옮겨다니다 1940년부터 광복까지 충칭에 있었다. 충칭 임정청사는 1995년 복원됐다. 문 대통령의 항일 유적 방문은 자연스레 일제 침략이라는 공동의 근대사를 지닌 중국과 역사적 유대감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같은 날 천민얼(57)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을 함께 한다. 천 서기는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이자 유력 차기 주자다. 7월 충칭시 당서기로 부임한 그는 10월 19차 당대회에서 25명의 중앙정치국원에 이름을 올렸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2002~2007년)로 근무할 때 선전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저장일보>에 실린 시 주석의 칼럼 ‘지강신어’(즈장신위) 초고를 4년 동안 담당해 누구보다 시 주석의 의중을 잘 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의 충칭 방문이 중국 차기 지도자와의 유대를 형성하는 계기도 되는 셈이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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