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방문하는 충칭은 어떤 곳?-
오는 13일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방문할 도시는 충칭이다. 보통 중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는 정상은 지방도시 한 곳을 더 들르는 게 관례인데, 한-중 정부는 협의 끝에 중국 서부로 가는 관문인 충칭을 선택했다. 두 나라가 이곳에서 공유하는 역사적, 경제적 의미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충칭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있다. 1919년 3·1운동 직후 상하이에 터를 잡은 임시정부가 2층 목조건물인 데 반해, 일제 박해를 피해 항저우, 난징, 광저우 등 중국 각지를 옮겨다니다 1940년에 자리 잡은 충칭 임시정부는 광복군을 창설해 국내 진격투쟁을 논하던 곳이라 상대적으로 늠름하다. 충칭 임시정부는 1990년대 충칭 도시 재개발 계획으로 헐릴 위기에 놓였지만, 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가 함께 복원을 결정해 1995년 기념관으로 개관했다. 독립운동가와 광복군 사진, 영상 자료, 각종 유물 등이 전시돼 있다. 일제강점과 항일투쟁이라는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한·중 양국이 유대감을 강화하기에 맞춤인 셈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충칭은 의미가 크다. 3300만명의 인구를 품은 거대도시로 중국 4대 직할시인 충칭은 개혁개방에선 뒤처졌다가 서부 대개발과 현대판 실크로드 구상인 ‘일대일로’ 정책의 중심도시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차기 지도자 유력 후보인 천민얼이 이곳의 서기를 맡고 있다.
아울러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반도체가 최근 몇년 사이 잇따라 충칭에 공장을 세우며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점도 상징적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우리 기업들을 격려하고, 중국으로서는 서부 대개발 등에 한국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청하는 메시지가 되는 셈이다.
김보협 박민희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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