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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느낌이 없어서…” 즉석에서 만찬사 수정한 트럼프

등록 2017-11-08 23:06수정 2017-11-08 23:45

청와대, 트럼프 방한 뒷이야기 공개
문 대통령에게 선호하는 ‘한국 영문표기’ 묻고 국회연설 반영
한국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과 공식 환영식장으로 이동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과 공식 환영식장으로 이동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내일 국회 연설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언급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저녁 청와대 국빈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8일 오전 국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몇 달 후면 여러분들은 23차 동계올림픽이라는 멋진 행사를 개최하게 된다. 행운을 빈다”고 했다. 청와대는 “전날 정상끼리 나눈 대화 속에 이루어진 약속을 지키며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이틀간의 트럼프 대통령 방한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정리한 방한 이모저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예상외로 세심한 면모 등이 잘 나타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 경내를 함께 산책하다가 한국의 영문 국명과 관련해 “사우스 코리아(South Korea)와 코리아(Korea) 중에서 어떤 표현을 선호하느냐”며 문 대통령의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냥 코리아(korea)가 좋다. 다만 공식명칙은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Republic of Korea)”라고 설명했다. 이튿날 국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리아(Korea) 26차례,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Republic of Korea)와 사우스 코리아(South Korea)를 각각 4차례씩 언급했다.

친교 산책 중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내일 국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말씀을 할지, 트위터에는 어떤 내용을 올릴지, 이런 것이 아마 가장 궁금할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알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마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자유로운 한국, 안전한 한반도, 다시 하나되는 가족을 다함께 꿈꾼다”(Together, we dream of a Korea that is free, a peninsula that is safe, and families that are reunited once again!)는 자신의 국회 연설 한토막을 그대로 인용해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연설을 마무리하며 “다시 하나되는 가족을 꿈꾼다”, “우리는 가족들의 만남을 꿈꾼다”며 남북한 이산가족 재회에 대한 희망을 두 차례 언급했다. 전날 두 정상 부부는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을 했는데, 김정숙 여사는 북한에 가족을 남겨둔 실향민인 시어머니 이야기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 평화 정착을 위해 좋은 말씀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들이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국빈 만찬 중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만찬사가 미리 준비된 원고에서 상당부분 즉석에서 수정된 사연도 공개됐다. 문 대통령이 만찬사에 감사를 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원고가 따로 있었다. 공식적이고 격식있는 원고였지만, 문 대통령에 대해 제가 갖는 따뜻한 느낌이 잘 표현되지 않아서 제가 즉석에서 표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원고를 가지고 있었던 제 통역관이 고생을 했을 것”이라고 하자, 그 통역관도 따라 웃었다고 한다.

박 대변인은 국빈 만찬 도중 사물놀이 공연 때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미국 쪽 수행원 대부분이 사물놀이 가락에 몸을 맡기며 흥겨워했다고 전했다. 김정숙 여사는 ‘앞날의 행복을 빈다’는 의미인 ‘비나리’ 공연 중 “사물놀이는 악귀를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다 주는 의미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께서 남은 아시아 순방 일정을 잘 마무리하시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선곡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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