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광주시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야구도 보고 치킨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야구팬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야구장 문화다.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대선공약’대로 시구를 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마찬가지였다. 순수하게 야구팬의 모습으로 치맥을 즐기며 4회말까지 야구 경기를 봤다. 2014년 개장 뒤 열린 첫 한국시리즈여서 문 대통령의 참석은 의미가 더 컸다.
25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기아-두산 경기를 문재인 대통령이 관람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날 문 대통령은 4층 중앙에 위치한 K라운지에서 밤 8시10분까지 관전을 했다. 기아 타이거즈 홍보관계자에 따르면 K라운지는 냉장고, 에어컨, 정수기, 탁자, 쇼파 등을 구비하고 있는 스카이박스와 비슷한 구조를 가졌으나 일반인에게는 판매되지 않는 곳이다. 기아 관계자는 “K라운지는 의전용 공간으로 초청 행사 등이 있을 때 쓰인다”고 부연설명했다. 챔피언스필드 스카이박스(최대 16석)의 경우 시즌 중 100만원, 포스트시즌의 경우 160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K라운지는 일반 판매용이 아니라 가격이 따로 책정돼 있지 않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대표 점퍼를 입어 중립적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장하성 정책실장, 임종석 비서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 등은 기아 점퍼를 입었다.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은 26일 이들 사진과 함께 ‘기아 타이거즈 골수팬 커밍아웃’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들과 달리 주영훈 경호실장은 남색의 두산 점퍼를 입어 대조를 이뤘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인공. 청와대 페이스북 갈무리.
문 대통령은 이날 구심을 맡은 최수원 심판과도 인연이 있었는데 최 심판은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의 동생이다. 최동원 감독이 선수 시절 선수협회를 만들 때 자문을 구했던 이가 당시 변호사였던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최수원 심판과 문재인 대통령은 야구 명문 경남고 동문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은 경희대 대학시절 학년 대항 야구시합에서 학년 주장을 맡아 우승으로 이끈 숨은 실력자”이며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는 야구팬”이라고 밝혔다.
시구 뒤 문 대통령은 공 3개에 사인을 했는데 1개는 야구박물관에 기증하고 다른 2개는 기아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 구단에 선물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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