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콘티넨털 뉴욕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미국 외교협회(CFR), 코리아소사이어티, 아시아소사이어티 등 ‘‘미국 주요 연구기관 대표 접견‘‘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왼쪽부터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회장,문 대통령,케빈 러드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소장.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스승’으로 불리는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이 21일(뉴욕 현지시각)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북핵 문제에 대한 ‘창의적 외교 해법’을 주문했다.
하스 회장은 20일 오후 미국 뉴욕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이 진전을 이루도록 하기 위한 창의적 구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지금까지 한·미가 외교적·평화적 해법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같이 메시지를 내고 있지 않느냐”며 “그 외교적 해법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서로 아이디어를 내면서 노력하자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하스 회장은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한·미 동맹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런 중심적 역할에 기초해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을 견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다. 하스 회장은 이어 “전반적으로 국제 공조체제를 작동시켜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는 한·미가 생각해내는 방향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특히 “북한의 도발 억제 부분 뿐만 아니라 외교적 해법에 있어서 창의적인 방안들도 함께 고민해 내놓을 때에 한·미가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내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하스 회장은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 국무부 정책실장을 역임한 미국의 대표적 외교정책 전문가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외교계 인사 중 유일하게 ‘존경하고 좋아하는 스승’이라고 표현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6월 말,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을 앞두고 한국을 찾아 문 대통령을 예방했으며, 이 자리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몇가지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지난번 방미 때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 조언이 아주 큰 도움이 됐다”며 “오늘도 좋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스 회장은 이에 “개인적으로는 대통령께 조언을 드린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때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도움을 줬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접견에는 하스 회장 외에도 호주 총리 출신의 케빈 러드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장과 토마스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이 함께 참석했다. 러드 소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 핵심 인사들과의 개인적 친분과 외교적 경험을 토대로 한국이 대중국정책을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북핵문제 진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 솔직한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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