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처음…보훈처장 대독
문재인 대통령이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광복군으로 활동하고 해방 이후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던 고 장준하 선생의 42주기 추모식에 ‘추도사’를 보낸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열리는 장준하 선생 42기 추모식에 문 대통령이 추모사를 보낸다”며 “문 대통령의 추모사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대독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장준하 선생 추모식에 추도사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추도사를 보내 장준하 선생을 기리는 것은, 항일독립운동 과정에서 국민주권에 입각해 수립된 임시정부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찾는 문 대통령의 역사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제 강점기 광복군으로 활동했던 장준하 선생은 해방 이후 반군부독재 투쟁에 앞장서다 1975년 박정희 정권 시절 경기도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정부는 실족사라고 발표했으나 이후 선생의 두개골에서 지름 6~7㎝ 구멍이 확인되며 타살 의혹이 본격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6일 현충일을 맞아 열린 장준하 선생 추모제에도 조화를 보낸 바 있으며,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장준하 선생 40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해, 장준하 선생의 타살 의혹과 관련한 진상조사를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국회에는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장준하 특별법’(과거사청산특별법)이 발의돼 있다. 문 대통령의 추모사 등을 계기로 이 법의 통과에 관심이 모인다.
한편, 장준하 선생 42기 추도식은 장준하기념사업회 주관으로 17일 오전 11시 파주 장준하추모공원에서 열리며,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와 기념사업회원, 유족 등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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