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용산 씨지브이(CGV)에서 5·18민주화운동 참상을 전세계에 보도한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80)와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뒤 “아직까지 광주의 진실이 다 규명되지 못했다. 이것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화가 끝난 뒤 “광주민주화운동이 늘 광주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국민 속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직후인 5·18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 때도 광주를 찾아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다”며 “새 정부는 헬기 사격을 포함한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비롯해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영화 관람에는 당시 광주에서 벌어진 참상을 취재해 알렸던 독일 기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가 함께했다. 영화에도 등장하는 힌츠페터 기자는 1980년 5월 당시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의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중 택시운전사 김사복씨의 도움을 받아 광주의 진실을 알린 실존 인물로,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났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영화를 함께 본 힌츠페터의 부인은 물론 문 대통령도 영화가 끝나자 눈물을 훔쳤고 서로 따뜻한 악수를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남편을 대신해 한국을 찾은 브람슈테트에게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벌어질 당시 다른 지역 사람은 그 진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그 사실을 보도한 기자들은 해직당하거나 처벌받았다”며 “남편 덕분에 우리가 그 진실을 알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브람슈테트는 이에 “남편은 진실을 알리는 게 자신의 임무라고 말하곤 했다. 대한민국 광주가 (자신의) 인생에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는데, 짧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스크린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걸 안다면 무척 기뻐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앞으로도 젊은이들이 민주주의란 저절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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