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2017.08.08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에서 무너진 게 많은데 가장 심하게, 참담하게 무너진 부분이 방송, 특히 공영방송 쪽이 아닐까 싶다”며 “방송의 무너진 공공성, 그리고 언론의 자유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정상화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이렇게 말하고, “지난 정권에서 방송을 정권의 목적에 따라 장악하기 위해 많은 부작용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려는 그런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위원장에게 “방송의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을 해주고 그런 가운데 언론의 자유가 회복될 수 있도록 방통위원장께서 각별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제가 방통위원장님을 오랜 세월 만난 적이 없고, 개인적으로 안면도 없는 분”이라며 “그런 분을 방통위원장으로 모신 것은 그야말로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유지해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어떤 정권에도 좌우되지 않는 불편부당한 방송을 만들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참담하게 무너졌다”고 언급한 공영방송은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과, 정부 지분이 많이 포함된 보도전문채널 <와이티엔>(YTN)이다. 세 방송사에선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낙하산 사장’ 논란이 일었고, 공정보도를 요구하며 불합리한 지시에 항의한 기자·피디들은 해고·전보 등으로 현업에서 밀려났다. 매체 신뢰도도 크게 훼손됐다. 최근 한국방송·문화방송에선 일부 기자·피디가 제작거부에 들어가는 등 사장·이사장 퇴진 운동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언론시민단체들은 ‘방송 정상화’를 위해서 방송사 관리감독 책무가 있는 방통위가 감독권을 제대로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보협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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