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표출마자 잇단 간담회
안 “당과 운명 함께하기로 결심”
천 “구태중 구태…누울자리 못가려”
정 “정치적 책임 지지 않고…” 비판
일부 의원, 7일 안철수 만나 출마 만류키로
안 “당과 운명 함께하기로 결심”
천 “구태중 구태…누울자리 못가려”
정 “정치적 책임 지지 않고…” 비판
일부 의원, 7일 안철수 만나 출마 만류키로
8·27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전 대표와 천정배·정동영 의원이 6일 각각 간담회를 잇따라 열어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안 전 대표는 당을 구해낼 ‘해결사’를 자임한 반면, 천정배·정동영 의원은 안 전 대표의 ‘대선 패배 책임론’을 강조하며 안 전 대표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 ‘독배론’ 대 ‘책임론’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비전 간담회’를 열어 “많은 분이 지금은 보약을 먹으며 추후 대선을 준비하라고 했지만, 당의 생존을 위해 독배라도 마시면서 당과 운명을 함께하기로 결심하고 출마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지율 5%의 ‘존재감’으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이 ‘소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출마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안 전 대표는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훨씬 더 중요하다”며 “환자가 쓰러졌을 때 전기충격을 줘야 한다”며 자신의 출마로 당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뺄셈정치는 안 된다”며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만류한 박지원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선 “후보가 많아지면 덧셈정치지, 왜 뺄셈정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왜 조기 전당대회가 치러지는지도 모르는 행태”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대표에 출마하는 천정배 의원은 이날 오전 간담회를 열어 “이번 전당대회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도부를 대체하기 위한 보궐선거다. 가장 큰 책임은 안철수 전 대선 후보 본인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출마는) 구태 중의 구태정치다. 누울 자리, 누워서는 안 될 자리조차 구분 못 하는 몰상식, 몰염치의 극치”라며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대표 자리를 대선 패배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대선후보가 차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안 전 후보가 그렇게 부르짖던 새 정치인가”라고 지적했다. 정동영 의원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은 지난 1년 반 사당화의 그림자가 지배했다”며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고 아무 때나 출마할 수 있고 당선될 수 있다면 이것 또한 사당화의 명백한 증거”라고 비판했다.
■ ‘안철수 출마’ 역풍 가시화 안 전 대표가 당의 주류인 호남 의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당내 반대 움직임도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국민의당 소속 의원 10명은 이날 밤 9시께 국회 장병완 의원실에서 만나 안 전 대표 출마에 대한 인식 및 ‘출마 이후’ 대책을 논의했다. 호남 지역 의원들과 비례대표 의원 12명은 지난 3일 안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성명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격앙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성명과 이날 모임을 주도한 조배숙 의원은 모임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우리는 끝까지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만류할 것”이라며 “내일(7일) 오후 5시에 안 전 대표를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 대해 “이후에 의원들이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며 말을 아꼈지만, 안 전 대표 출당 또는 소속의원 집단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여러가지 단계적으로 대응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가능성을 열어뒀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도 “안 전 대표는 지금까지 함께해 온 동료 의원들을 모욕하고 있다”며 “안 전 대표와 함께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는 천정배·정동영 의원도 참석해 의견을 나눴으며, 안 전 대표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후보 등록을 포기해 전당대회를 ‘보이콧’ 하는 방안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혜정 김규남 엄지원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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