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시내 숙소인 하얏트 호텔에서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에는 정치혁명이 있었고, 한국에서는 촛불혁명이 있었다. 두 사람이 같은 시기에 프랑스·한국의 대통령이 됐으니 공통점이 많다.”
8일 폐막한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올해초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두 정치혁명의 수혜자들이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지20 폐막 직후 열린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각자가 겪은 정치적 사건을 화두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되신 걸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고 덕담을 건네자 문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정치혁명을 일으켜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셨는데 직접 만나 기쁘다. 지20 회의에서 여러 차례 발언한 것을 들어보니 저와 정치철학이 아주 비슷하다”고 호응했다. 두 정상은 지난 7일 개막한 지20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 요청이 빗발쳤던 ‘인기스타’였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양국간 외교장관 전략대화와 국방장관 회담을 정례화하고, 경제·교육·과학 분야에서도 장관급 협의체 운영을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도 중심적 의제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한국 안보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며 북한 문제에 있어 프랑스 정부의 전폭적 협력을 약속했고, 문 대통령은 프랑스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유럽연합(EU) 핵심국으로 북핵과 북한 문제에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준 것에 사의를 표하며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북한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하자”고 했다. 두 정상은 이어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보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창업기업 육성, 신산업, 우주, 방위산업, 원자력 등 양국의 관심 사안과 기후변화·자유무역 등 국제 현안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함부르크/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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