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현지시각)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메세홀에서 한·러 정상회담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함부르크/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 함부르크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추가 도발을 멈추고 대화 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북한을 설득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은 남·북 간 평화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에도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으니, 국제사회가 더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의 도발을 막아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이 문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풀어야 하는 만큼, 러시아 정부의 이해와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단계적 해법을 설명하고 러시아 정부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에 있어 푸틴 대통령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북한 핵은 아주 예민한 문제라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핵 문제는 아주 첨예한 문제로, (문제 해결을 위해) 자제력을 잃지 말고 실용적이고 신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에 군사적 대응을 하거나, 초강경 제재를 가하는 것보다 북한이 느끼는 체제 안보 위협을 고려하면서 대화를 통해 단계적·포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기존 입장을 밝힌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모든 문제를 진솔하게 대화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당초 예정됐던 30분을 넘겨 5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러시아가 추진하는 극동 개발과 관련해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북극항로 공동 개척과 에너지·가스·탈원전 분야에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문 대통령을 주빈으로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문 대통령은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함부르크/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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