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열린 동포간담회 행사장에서 참석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민주’ ‘평화’ ‘통합’ 메시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방독 첫 일정인 교민 간담회에서 ‘촛불혁명’을 언급하며 한국 민주주의에 자긍심을 가질 것을 강조한 데 이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나서도 지난겨울의 촛불시위와 민주주의를 화두로 대화를 나누고, 사회통합과 분단 극복에 대한 독일의 경험을 경청했다.
메르켈 총리와의 5일 만찬 회동에서도 화제는 ‘촛불’과 ‘북핵’이었다. 메르켈 총리는 탄핵과 대선 정국을 언급한 뒤 “문 대통령을 당선시킨 국민들은 부정부패 척결, 경제성과, 균형 발전 등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같은데, 문 대통령의 생각은 무엇이냐”, “북한 문제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게 맞느냐”,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등 까다로운 질문을 연거푸 던지며 문 대통령의 답변을 경청했다. 문 대통령은 “마트에서 직접 장을 볼 정도로 국민과 소통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시며 국민의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는데 직접 뵙게 되니 무척 반갑다”고 메르켈 총리의 ‘탈권위적 행보’에 공감하기도 했다.
재독 동포들과 만난 자리에선 새 정부가 촛불혁명의 결과로 탄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독일에서도 유력 언론 <디 차이트>가 촛불혁명을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보도했고,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도 ‘2016년 일어난 좋은 일들’ 세계 10대 뉴스 중 두번째로 선정했다고 들었다”며 “촛불혁명 이후 여기 독일에서도 한국에 대한 평가가 많이 달라졌습니까? 여러분도 자부심을 느끼십니까?”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 “국민 여러분만 믿고 가겠다”며 “4차 산업혁명의 큰 시대 흐름 앞에 보수·진보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이제 보수·진보, 좌파·우파, 종북처럼 편 가르지 말고, 국민들 편 가르지 않는 세상을 이루자”고 말했다. 이날 서너명의 동포들은 간담회 행사장 입구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지지합니다”라고 쓴 노란 종이를 들고 문 대통령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조국 민정수석 등에게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도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끝났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 바 있다.
베를린/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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