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현지시각) 베를린 테겔 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인사들의 영접을 받으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엄중한 도발에 우리가 성명으로만 대응할 상황이 아니며 우리의 확고한 미사일 연합 대응태세를 북한에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한·미 미사일 연합 무력시위’를 지시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이에 한·미 미사일 부대는 이날 오전 7시 동해안에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에 나섰고, 현무-2A와 에이태큼스(ATACMS·육군 전술 미사일 시스템) 지대지 미사일을 동시 사격해 유사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해 북한 지도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무-2A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사거리 300㎞ 탄도미사일이고,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약 300㎞에 이르며 다연장 로켓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탄두에 수많은 자탄이 들어 있어 1발로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군당국은 유사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에 동원되는 핵심 전략무기 발사 장면도 공개했다. 지도에 평양의 ‘인민무력성 지휘부’를 표시해놓고 전투기에서 발사한 타우루스가 격파해 평양 김일성광장이 초토화되고 인공기가 불타는 장면도 있다.
특히 한·미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연합훈련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따라 긴급하게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전날 오전 북한이 아이시비엠으로 추정된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하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등을 주재하며 실시간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다 오후 늦게 “우리도 (미사일을) 쏘자. 미국과 협의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고, 이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밤 9시에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의를 얻었다고 청와대 쪽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공감한다. 아주 고무적이고 먼저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정 실장이 맥매스터 보좌관과 통화해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동의를 얻기까지는 약 1시간이 소요됐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로 출국하면서도 한·미 미사일 연합훈련이 ‘무력시위’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 방문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떠나기 전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언론에) 무력시위로 나가는 거죠?”라고 거듭 확인했다고 한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밝힌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통한 압도적인 억제력”을 북한에 과시하며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먼저 미국 쪽에 연합훈련을 요청함으로써, 한반도 상황에 대한 주도권을 우리가 갖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최혜정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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