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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단계적·포괄적 접근으로 북핵 해결”

등록 2017-07-01 08:07수정 2017-07-01 10:44

단독·확대 회담뒤 공동성명
북한과 대화 조건 논의 위해
고위급 전략협의체 구성키로

트럼프 ‘호혜적 경제협력” 앞세워
한-미FTA 재협상 여지 마련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도
미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로즈가든에서 한-미 공동 언론발표를 하며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미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로즈가든에서 한-미 공동 언론발표를 하며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굳건한 한-미 동맹에 기초해 양국이 북한 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경제적 번영을 이뤄나가자는 데 합의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평화적 방식으로 달성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 폐기를 무력이 아닌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비군사적 수단을 통해 달성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부여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도록 최대의 압박을 가하기 위해 기존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새로운 조치들을 시행”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 “제재가 외교의 수단”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분명해 했다. 두 나라가 합의할 수 있는 일정한 조건이 갖춰지면 북한의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대화의 조건’을 논의하기 위해 양국은 ‘고위급 전략 협의체’를 열기로 했다.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 정부의 주도성’ 에 대한 합의도 도출했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 조성에 있어 한국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지지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와 관련해 양국의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 장관회의’ 및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 뒤 별도의 언론발표문을 통해 공동성명의 합의 내용과 관련한 각자의 구상을 솔직하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언론발표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수 년 간 이어졌지만 실패했다. 역내 모든 강대국들과 책임 있는 국가들이 북한에 대해 제재 조치를 시행하고, 북한 정부를 향해 보다 나은 길, 또다른 미래를 신속하게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데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공정한 부담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우리 정부에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겠다는 뜻도 분명히했다.

공동성명은 두 나라의 “미래지향적·호혜적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점도 명문화했다. 교역분야에서는 “양국 간 호혜와 공정한 대우를 창출하면서 확대되고 균형된 무역을 증진”시키고 “철강 등 원자재의 전세계적 과잉 설비 감축 및 비관세 무역장벽 축소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또 두 나라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 “‘산업협력대화’ 절차의 일부로 양국간 투자를 늘리고 협력을 촉진하자”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두 정상의 이런 합의를 두고선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요구해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의 여지를 열어놓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언급하며 “그 협정이 체결된 이래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불 이상 증가했다. 그다지 좋은 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재협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는 뜻이다.

양국 정상은 또 지속적인 소통 기반 마련을 위해 이어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대비해 한-미-일 정상회의를 여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에 방한하는 데도 합의했다.

아래는 ‘한-미 공동성명’의 전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은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전시키고, 양국 간 우의를 심화시키기 위해 6월 29일에서 30일간 백악관에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을 초청하였다. 한·미 동맹은 그 태동부터 한반도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 그리고 번영의 핵심축으로 역할해 왔으며, 이는 점차 전세계로 확대되어 왔다. 미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방위공약은 한국전쟁 발발 67주년이 되는 지금도 철통과 같이 유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어떠한 공격으로부터도 대한민국을 방어할 것임을 재확인하였으며, 양 정상은 북한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공약을 확고히 하였다. 상호 신뢰와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라는 공동의 가치들에 기반한 한·미 양국 간 파트너십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양 정상은 한·미 동맹을 더욱 위대한 동맹으로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한·미 동맹 강화

양국 정상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강력한 연합방위태세와 상호 안보 증진을 통해 대한민국을 방어한다는 한·미 동맹의 근본적인 임무를 확인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래식과 핵 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하여 대한민국에게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와 한·미 군사위원회회의(MCM) 등 정례 협의 채널은 동맹을 강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양 정상은 조건에 기초한 한국군으로의 전작권 전환이 조속히 가능하도록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결정하였다. 대한민국은 상호운용 가능한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및 여타 동맹 시스템을 포함하여, 연합방위를 주도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방어, 탐지, 교란, 파괴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군사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다.

양 정상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인해 증대되고 있는 평화·안보에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동맹의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동맹 현안 관련 공조 강화를 위해 외교·국방 당국으로 하여금 외교·국방(2+2) 장관회의 및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개최를 정례화하고, 이를 통해 모든 국가 역량을 활용하여 확장억제력을 강화할 것을 지시하였다.

◇북한 정책에 대한 긴밀한 공조 지속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달성하기 위해 계속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북한이 도발적이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과 언사를 자제하고, 국제적 의무와 공약들을 준수하는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을 촉구하였다. 양 정상은 북한의 핵 실험과 전례없이 많은 빈도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직접적인 위반이며,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인해 야기되는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북한이 도발적 행위를 중단하고 진지하고 건설적인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도록 최대의 압박을 가해나가기 위해, 기존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새로운 조치들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또한, 양 정상은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신속하고 충실하게 유엔 안보리 결의상의 의무를 이행해 나갈 것을 촉구하면서,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비핵화 협상에 복귀하도록 북한을 외교적·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세계 여러 국가들의 건설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양 정상은 중국이 이를 위해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에 주목하였다. 아울러, 양측은 북한의 위험하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퇴치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제재가 외교의 수단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한․미 양국이 공히 북핵 문제 해결에 최우선순위를 부여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양 정상은 한국과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으며,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게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강조하였다. 양 정상은 고위급 전략 협의체를 통해, 비핵화 대화를 위해 필요한 여건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를 포함한, 양국 공동의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해 나가기로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였다.

양 정상은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되는 끔찍한 인권 침해와 유린 행위를 포함, 북한 주민들의 안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였으며, 북한의 취약계층에 대한 대북제재 조치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한다는 데 공감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남북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하였다. 양 정상은 책임 규명 및 북한의 개탄할만한 인권 상황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역내 관계들을 발전시키고 한·미·일 3국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3국 안보 및 방위협력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억지력과 방위력을 증진시키는데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기존의 양자 및 3자 메커니즘을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또한 암연구, 에너지 안보, 여성 역량 강화, 사이버 안보와 같은 범세계적 도전에 대응하는데 있어 한·미·일 3국 관계를 활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오는 7월 G20 정상회의 계기에 개최될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와 함께 3국 협력을 보다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였다.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공정한 무역 발전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양국 간 상호적 혜택과 공정한 대우를 창출하면서 확대되고 균형된 무역을 증진시키기로 공약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양측은 또한 철강 등 원자재의 전 세계적인 과잉설비와 무역에 대한 비관세 장벽의 축소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등 진정으로 공정하고 공평한 경쟁조건을 증진하기로 공약하였다.

양측은 한국과 미국에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 「산업협력대화」 절차의 일부로서 양국 간 투자를 증진하고, 기업인들을 지원하며, 양국간 협력을 촉진하는 데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하였다.

◇여타 경제 분야에 있어서의 양자 협력 증진

양측은 또한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통해 여타 경제적 이슈에서의 협력을 증진 및 확대하고, 민관합동 포럼을 통해 경제적 기회 증진을 모색해 나가는데 함께 노력하기로 공약하였다.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데 있어 과학, 기술과 혁신의 역할을 감안하여 우리는 사이버안보, 정보통신기술과 민간 우주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담당하는 중요한 경제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양측은 여성의 경제적 권한신장을 증진하기 위한 양자 파트너십을 출범하기로 약속하였다.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적극적인 공조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범세계적 사안에 관한 한·미 양국 간 협력이 우리의 동맹에 있어 필수불가결하며 동맹의 외연을 넓혀간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글로벌 보건안보 협력과 관련하여, 양 정상은 협력 대상 국가들이 감염병의 위협을 예방, 감지하고 대응하는데 있어 지원을 해나가겠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ISIS가 초래한 이라크 및 시리아에서의 참혹한 고통과 폭력을 규탄하고, 反ISIS 국제연대에서의 강력한 한·미간 파트너십을 재확인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이라크에 대한 1,000만불 지원 약속을 포함하여 테러리즘과 폭력적 극단주의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증대해 나가겠다는 대한민국의 공약을 환영하였다. 양측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재건하기 위해 한·미 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프간 국민과 정부에 대한 지원 노력을 함께 지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하였다.

◇동맹의 미래

양 정상은 양국 간의 강력하고 역동적인 유대가 한미 동맹의 토대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경제·무역, 재생·원자력 에너지, 과학·기술, 우주, 환경, 보건, 방산 기술 분야에서의 고위급 협의를 통해 양국 간 미래 지향적 협력을 진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규범에 기초한 질서를 지지하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공조해나갈 것을 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한·미 동맹의 강력함이야말로 결국 자유, 민주주의, 인권 및 법치의 힘을 드러내는 증거라는 점을 확인하고, 170만명 이상의 한국계 미국인, 매년 대한민국을 방문하거나 대한민국에서 일하고 있는 수십만의 미국인들, 그리고 문화 및 학생·전문가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조성된 양국 국민들 간의 긴밀한 관계 등 인적 유대가 양국의 미래를 상호 연결시키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방어함으로써 공동의 안보를 강화하는 것으로부터, 강력한 역내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양국 경제 관계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진전시키는데 이르기까지, 한·미 동맹이야말로 동맹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양국간 우정과 파트너십이 향후 수십 년에 걸쳐 계속 강해지고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하였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연내 방한을 초청하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기쁘게 수락하였다. 양 정상은 향후 국제 다자회의 등 여러 계기에도 만나, 상호 관심사에 대해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워싱턴/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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