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서훈 신임 국가정보원장에게 임명장을 주기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와 서 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마친 서훈 국가정보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국정원의 완전한 개혁방안은 앞으로 더 논의해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그때까지 우선 국내정치만큼은 철저하게 (개입을) 금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개혁이라는 게 아픔을 수반하지만 결국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국정원 출신으로서 그 개혁 작업을 직원들과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 원장은 취임 직후 이와 관련한 첫 조치로 국정원 내에서 행정부처·기관·단체·언론사 등을 출입하는 국내정보 담당관 제도를 즉각 폐지할 것을 지시했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국내정보 담당관 제도가 오늘부로 모두 전면폐지됐다”며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던 국정원의 정치개입 단절과 개혁 실현을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이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도태될 것이고 규정과 질서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응분의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며 “무관용의 원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정원에서 지연, 학연은 사라지고 능력과 헌신만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모든 (직원)인사카드에서 출신지를 지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우리가 여러가지 수단을 총동원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야 하고, 그것을 통해 북핵 폐기와 함께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는 점에서 국정원이 해야 할 역할이 아주 많다”고 강조했다. 과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막후에서 풀어냈던 서훈 원장을 중심으로 국정원이 남북관계 복원에도 노력해 달라는 당부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국정원 1차장에 서동구(62) 주파키스탄 대사를, 2차장에 김준환(55) 전 국정원 지부장을, 3차장에는 김상균(55) 전 국정원 대북전략부서 처장을 임명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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