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태어난 경남 거제시 명진리 남정마을의 주민들이 마을 경로당에 모여 개표 방송을 보다가 출구조사에서 문 후보가 1위로 집계되자 환호하고 있다.
“문재인! 문재인! 문재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태어난 경남 거제시 명진리 남정마을. 이 마을 주민 등 50여명은 9일 저녁 8시께 마을 경로당에 모여 개표방송을 지켜보다가 출구조사 결과에서 문 후보가 1위로 나오자 문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다. 한국전쟁 때인 1950년 겨울 흥남 철수 때 남쪽으로 내려온 문 후보의 부모는 이 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문 후보는 1953년 1월24일 이곳에서 태어나 7살 때 부산 영도구로 이사했다.
마을 주민 신아무개(64)씨는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 마을의 최대 경사다. 외교, 국방, 남북 등 긴급한 현안들이 많은데, 차근차근 처리하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문 후보 생가 바로 옆에 있는 추경순(88)씨의 집에서도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추씨는 문 후보가 태어났을 때 그의 탯줄을 잘라줬다. 추씨의 집에도 마을 주민과 전국에서 모여든 문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었다. 추씨는 “태어난 문 후보를 내가 직접 받았다. 출산한 문 후보 어머니에게 미역국을 끓여주고 보살폈다.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농민들이 먹고살 수 있도록 농업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시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일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에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생가(초록색 지붕).
이날 저녁 문 후보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시 덕계동 매곡마을 회관에서도 주민 70여명이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일제히 박수를 치며 문 후보 이름을 연호했다. 주민 서웅기(60)씨는 “이 조그만 마을에서 대통령까지 나왔다. 문 후보가 당선되면 역사에 길이 남을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마을은 현재 주민 수가 213가구 370여명이다. 10여년 전부터 마을 주변에 산업단지와 골프장 등이 들어서면서 외지에서 이사 온 주민도 많다. 문 후보도 지난 2008년 1월 이 마을로 들어온 외지인에 속한다.
마을 이장 서재수(64)씨는 “문 후보가 이 마을로 이사 올 때만 해도 정치에 뜻을 두지 않은 때여서 주민들과 접촉이 거의 없었다. 문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마을에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화를 통해 소통하며 화합의 정치를 이뤄냈으면 한다”며 “성공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친 뒤 마을로 돌아와 주민들과 함께 남은 생을 편안하게 잘 보내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는 “야! 기분 좋다”는 함성이 울려퍼졌다.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의 대통령 당선 유력을 기뻐하는 목소리였다.
영농법인 ㈜봉하마을, 노무현재단, 노사모 회원들이 9일 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친환경쌀방앗간 안 바이오센터 2층 강당에서 환호하고 있다.
영농법인 ㈜봉하마을, 노무현재단, 노사모(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100여명은 이날 출구조사 결과 문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오자 “문재인 대통령”을 외치며 환호했다. ㈜봉하마을은 강당에 탁자·의자 70여개와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이날 오후부터 준비했던 돼지 세 마리를 삶은 수육과 봉하마을 친환경쌀로 생산한 봉하막걸리를 차려 축하잔치를 벌였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을 지냈던 김정호 ㈜봉하마을 대표는 “촛불시민들의 정권교체 염원이 명확히 실현됐다고 본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국민만 바라보며 역사적 적폐를 청산하는 대통령이 되기 바란다”며 기뻐했다. 이날 밤 봉하마을 마을회관에선 마을 주민들도 잔치를 벌였다.
거제 양산 김해/김영동 신동명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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