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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원점으로 돌아간 ‘제3지대’…김종인 어디로?

등록 2017-02-02 22:23수정 2017-02-02 22:28

한겨레와 통화서 “어느 땐가는
결심할테니 좀더 기다려달라”

민주당 나와 직접 대선출마할지
국민의당과 연대할지 거취 관심
“당에 남아 안희정 지원” 관측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우상호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우상호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정치권의 ‘제3지대 구상’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내 ‘비문재인 세력’의 좌장 격인 김 전 대표의 선택에 따라 대선판이 ‘친문 대 비문’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김 전 대표 측근과 민주당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전 대표가 이른바 ‘비패권 지대’의 중심축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친박근혜계와 친문재인계를 제외한 중간지대를 규합하는 시나리오다. 비례대표 의원인 김 전 대표가 의원직 상실을 감수하고 민주당을 탈당해 직접 대선주자로 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원내외 인사들로부터 “탈당해 직접 깃발을 들라”는 요청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탈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도 “직접 대선 출마까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민주당에 남아 대선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김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대안’으로 안희정 충남지사를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김 전 대표가) 안희정을 대안으로 눈여겨보고 있다”며 “아직은 정국의 유동성이 커지고 있는 참이니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느 땐가는 내가 (거취를) 결심할 것이니 좀더 기다려보라”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에 대해선 “요즘 지지율이 잘 올라가고 있는 것 같지만 당의 구도상 (경선에서) 잘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야권 중심의 ‘스몰텐트’로 방향을 선회한 국민의당은 반 전 총장 불출마를 계기로 제3지대의 구심력을 한껏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개헌을 고리로 한 김종인 전 대표와의 연대는 ‘문재인 대세론’을 꺾을 파괴력 있는 카드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전 대표가 국민의당과 손잡을 경우, 민주당 내 비문 세력이 상당수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김종인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만나, 2월 임시국회에서 개헌에 박차를 가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민의당은 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영입에도 한껏 공을 들이고 있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에 출연해 “손 의장, 정 전 총리 등이 현재 우리와 얘기가 잘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들어와서 강한 경선을 하면 오히려 우리가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될 것이고 이들이 상당히 중도적·합리적이라서 (지지층도)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정 엄지원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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