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만에 부정평가 90→93%
외환위기 YS때도 부정평가는 74% 그쳐
오차범위 고려하면 지지율 최저 1%대
전문가 “회복 가능성 거의 없어”
새누리 지지율 12%…창당 뒤 최저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4%로 내려앉았다. 역대 대통령 최저치였던 5%를 3주 연속 이어오다, 스스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11월 넷째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내려간 4%로 나타났다. 역대 최저치 신기록이다. 부정평가는 3%포인트 오른 93%로, 이 또한 역대 대통령 최고치다. 지난 20일 검찰이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박 대통령을 지목하면서 여론이 더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사 결과를 접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박근혜 대통령의 숨은 지지층(이른바 ‘샤이 박근혜’)은 없다”는 결론으로 모인다.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가 ±3.1%임을 고려하면 ‘지지율 4%’는 최저 1%대로도 볼 수 있는 만큼, 조사 자체의 의미를 잃은 수치라는 분석이다.
‘긍정평가 4%’보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점은 역대 대통령 최고치인 부정평가(93%)와 매우 적은 무응답(4%)이다. 지난주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답은 90%, ‘어느 쪽도 아니다’와 ‘모른다’는 답은 6%였다. 한 주 만에 답변을 유보하는 이들은 적어진 반면, 박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들은 늘어난 것이다. 박 대통령 이전까지 최저기록인 외환위기 당시(1997년 12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6%였지만, 당시 부정평가는 74%였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한국인이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독도에 관해 묻는 조사를 해도 98%는 ‘한국 땅이다’, 1%는 ‘모호하다’, 1%는 ‘모르겠다’는 답이 나온다”며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유보·모름 등의 무응답층은 10% 안팎을 기록하는데, 무응답이 4%밖에 안된다는 건 응답자들의 의사가 그만큼 확고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 역시 붕괴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주요 기지기반인 대구·경북지역에서 ‘잘하고 있다’는 답은 지난주보다 2%포인트 떨어진 3%에 그쳤다. ‘잘못하고 있다’는 답은 87%로 지난주보다 1%포인트 많아졌고, 무응답층 역시 10%→9%로 줄었다. 연령대별로는 50대의 이탈이 눈에 띈다.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답이 지난주(82%)보다 9%포인트 오른 91%를 기록해, 처음으로 90%를 넘어섰다. 20대와 30대에선 박 대통령 지지율이 0%다.
여당인 새누리당 역시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조사에서 지지율 12%로 창당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더불어민주당이 34%로 1위를 기록했고, 국민의당(16%)이 2위, 정의당(7%)이 4위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이미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바닥’이어서 1~2%포인트로 하락·반등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지지율 상승 여력 역시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이며, 응답률은 2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디스팩트 시즌3#29_내부에서 붕괴하는 박근혜 정권]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