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수사도 국회추천 총리도 거부…나만 살자는 박 대통령

등록 2016-11-21 21:05수정 2016-11-21 21:48

청 “상황 변화” 총리 수용 거부
스스로 약속 뒤집고 ‘국민과의 전쟁’
특권 누리며 임기보장 정략 몰두
친박, 보조 맞추며 ‘지원 사격’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는 ‘국회 추천 총리’를 수용하겠다던 약속까지 차버릴 태세다. ‘100만 촛불’로 확인된 퇴진 요구에 “하야·퇴진은 없다”고 귀를 막고, 스스로 밝힌 ‘검찰 수사 협조’ 약속까지 삼킨 데 이어 민심 무시, 약속 파기 행보가 도를 더하고 있다. 국가 혼란을 방치한 채 임기를 최대한 보장받으려는 정략에만 몰두하며 ‘국민과의 전쟁’에 나선 것 같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야권 대선주자들이 전날 ‘국회가 주도해 총리를 선출하자’고 합의한 것과 관련해, “야당은 대통령이 제안한 것과 다른 뜻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조건이 좀 달라졌으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국회를 전격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에서 총리를 추천해준다면 총리를 임명해서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하게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야권이 ‘대통령의 자진사퇴 또는 탄핵’을 전제로 총리를 추천하겠다고 나서자, “상황 변화”를 이유로 수용 거부 뜻을 시사한 것이다. 자신이 내놓았던 최소한의 국정 수습책마저 서둘러 거둬들이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애초 (총리를 추천해 달라는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한 것도 야당이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영수회담 하자고 했다가 일방적으로 철회했다. 상황 변화를 만든 것은 야당”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가 발표한 ‘최순실 게이트’ 중간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수용을 거부하며 오히려 ‘전면전’을 벌일 태세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담화 당시 “필요하면 저도 검찰의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특검 수사도 수용하겠다”며 성실히 조사받을 것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검찰의 거듭된 요구에도 변론 준비 등의 이유를 들어 대면조사를 회피해왔다. 그러고도 검찰 발표에 대해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헌법상의 권리를 박탈당했다”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를 “사상누각”이라며 매도함으로써 대통령 스스로 국가 공권력의 권위를 깎아내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중립적 특검’을 강조하고 있어 특검 조사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국민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국정 혼란” 등을 내세워 시간 끌기에 몰두하고 있다.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이 헌정질서를 내세워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 오히려 국정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데도, 여전히 ‘야당 탓’만 하며 임기 보장에 급급해하고 있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박 대통령은 그동안 ‘국가’와 ‘국민’을 강조했지만, 결국 지금은 대통령 ‘개인’의 이해관계만 앞세우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친박계 지도부는 이런 박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며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여론몰이를 해서 대통령에게 사퇴하라고 하고, 또 탄핵을 추진한다고 한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영수회담을 해서 국무총리를 포함한 중립내각을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한꺼번에 하겠다고 한다”며 “총리를 지명하든지, 탄핵하든지, 하야시키든지 (하나만) 하라”고 말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 회의에서 “대통령이 이번주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음에도 다급해진 검찰이 여론만 의식해 공모 피의자로 몰고 가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중립적인 특검을 통해 위법 여부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히 유감”, “중립적인 특검” 등의 표현까지 청와대 및 박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가 쓴 용어와 똑같다.

최혜정 이경미 기자 id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