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감, 우병우 직권남용·횡령 혐의 수사의뢰
청, 특감 결과에 강한 반발
수사의뢰 ‘정치적 의도’로 판단
“우 수석 사퇴 없다” 완강
2야 “대통령, 우 수석 고집말라”
새누리 정진석도 우 사퇴 요구
야 3당의 ‘특검 도입’ 논의도 변수
청, 특감 결과에 강한 반발
수사의뢰 ‘정치적 의도’로 판단
“우 수석 사퇴 없다” 완강
2야 “대통령, 우 수석 고집말라”
새누리 정진석도 우 사퇴 요구
야 3당의 ‘특검 도입’ 논의도 변수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18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하면서, 검찰이 현직 민정수석을 수사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적었듯이 민정수석은 “정부 사정기관 지휘책임은 물론 공직기강 확립, 공직자 검증, 여론 동향 파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대통령을 보좌해 이 직분을 수행하는 사람이, 대통령 직속기관(특별감찰관)으로부터 부정 혐의로 수사의뢰당하는 일은 전례를 찾기 드문 위중한 사태다.
청와대는 그동안 “우 수석의 비위사실이 명확히 드러난 것이 없다”며 각종 의혹 제기를 ‘정치공세’로 치부해왔다. 하지만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의혹과 가족회사 ㈜정강을 통한 ‘생활비 떠넘기기’ 의혹에 대해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결론 내린 것은 그동안의 의혹 제기와는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다. 청와대 일각에서도 “국민들도 훨씬 엄중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의 전체적인 기류는 완강하다. 청와대는 이날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특감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에 대한 수사의뢰 방침을 언론에 사전에 알린 것은 ‘청와대를 흔들려는 정치적 의도’라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감찰관이 언론과의 통화에서 감찰 범위와 수사의뢰 방침 등을 사전에 알렸고, 실제로 감찰 결과가 그대로 나왔다”며 “특정한 의도를 갖고 한 특별감찰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우병우 수석 거취에도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로선 우 수석 거취 문제와 관련해 상황이 달라지거나 변동될 것은 없다”며 우 수석 사퇴설을 일축했다. 여기에는,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의 혐의들을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노골적인 ‘특별감찰관 흔들기’에 발벗고 나섰다.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특별감찰 활동의 활동내역이 사전에 공개되는 것은 사실상 국가원수의 국정수행을 마비시킬 수 있는 국기문란행위”라며 “검찰은 특별감찰관에 대한 기밀누설 의혹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 수석을 교체하지 않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날 청와대 기류와 달리 “우 수석이 결심해야 할 시점”이라며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도 이런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야권은 우 수석에 대한 수사의뢰는 “당연한 결과”라며 우 수석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이재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감찰관이 수사를 의뢰했다는 점에서 우 수석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며 우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검찰의 전면적인 수사를 촉구하며 “검찰은 특별감찰관이 의뢰한 사안뿐만 아니라 진경준 전 검사장 부실 검증, 처가 땅 부당거래, 재산 축소 신고 등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이 우 수석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특검) 도입 카드를 꺼낸 것이 우 수석 거취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특별감찰관마저 무력화시킨다면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직 민정수석에 대한 특검 도입이 현실화하기 전에 우 수석이 물러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최혜정 하어영 이경미 기자 idun@hani.co.kr
언니가보고있다 #31_금태섭이 말하는 이석수와 우병우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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