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앞둔 대통령-TK의원 만남 잘못” 발언에 격앙
청 관계자 “대통령 흔들어 본인 정치적 입지 구축” 의심
청 관계자 “대통령 흔들어 본인 정치적 입지 구축” 의심
3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4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대구·경북(TK) 지역 초선의원의 면담에 대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만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한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는 “국정운영을 정쟁으로 몰아간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드(THAAD·고도도미사일방어) 배치에 대한 주민 반발, 대구 공항 이전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듣는 자리인데, 이를 전당대회 개입 의혹으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며 “대통령의 국정행위를 정치적 득실로 계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청와대는 김 전 대표의 발언이 ‘대통령 흔들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한 참모는 “(김 전 대표가)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며 비박계(비박근혜계)의 결집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라며 “김 전 대표가 대통령을 전당대회 선거에 이용하며, 대통령을 ‘계파의 수장’으로 격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대구·경북 초선의원과의 만남을 전당대회(9일) 이후로 미뤄야한다는 주장 역시 ‘계파적 시각’이라고 일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역 여론을 듣는 것이 여당 전대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연국 대변인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면담은) 국정 현안에 대한 민심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 대구·경북 지역 초선의원들은 지난달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저는 사드 배치 문제를 비롯한 여러 지역 현안들에 대해 민심을 청취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지역의 대표인 국회의원들과 단체장들을 직접 만날 것”이라며 면담요청을 수용한 바 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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