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25~29일 관저에서 휴식”
‘우병우 감싸기’ 해석엔 선그어
“NSC 발언 우 수석 아니라 국가안보 소명 말한 것”
예년엔 휴가 직후 인적 개편
복귀 뒤 개각 단행할지 관심
하더라도 최소화·순차 개편 전망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견기업인과의 오찬에서 격려사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간 여름휴가를 떠난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잇따른 의혹 제기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논란 등 국정의 ‘뇌관’은 그대로 있지만, 이를 정치공세로 치부하며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야권은 박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박 대통령이) 관례대로 다음주 월요일(25일)부터 5일간 여름휴가에 들어간다”며 “관저에서 밀린 서류를 보고 휴식을 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옛 대통령 여름별장이 있던 경남 거제 저도에서 1박2일을 머물렀고, 그 뒤 여름휴가는 계속 관저에서 보내왔다. 애초 청와대 안팎에선 우병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이 전방위적으로 제기되는 와중이라 박 대통령이 휴가를 미룰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으나, 관례대로 7월 마지막주에 휴가를 떠나는 것으로 정리됐다. 한 청와대 참모는 “일정을 조정하지 않은 것 자체가 우 수석 경질론을 일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청와대는 우 수석의 결정적인 흠결이 드러날 경우 박 대통령에게 치명적인 부담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해, ‘우병우 감싸기’라는 해석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정연국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참석자들에게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말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 “우 수석 의혹에 대한 소명이 아니라, 국가안보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소명을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계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도 “(박 대통령이) 평상시에 늘 말씀하시는 소명, 말하자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고 있는 자리에 있는 만큼 책임의식은 다하자는 것”이라며 ‘우병우 옹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휴가 복귀 뒤 내각 개편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름휴가 직후에는 항상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나 개각 등 인적개편을 단행해왔다. 2013년 8월에는 비서실장 및 수석비서관 4명 교체, 2014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15년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및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교체했다. 올해는 사드·우병우 논란 및 고위 공직자 기강해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면전환과 공직기강 다잡기 차원에서 개각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자칫 야당에 의한 ‘떠밀리기식’ 개각으로 비칠 수 있어 개각 폭은 최소화하고 이후 순차적인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야권은 이날도 박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비판하며 우 수석 해임을 요구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나서서 우병우 수석에게 방어막을 쳐줬다.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의 전면 대결을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이는 총선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방통행, 오만, 오기, 독선, 다시 이런 용어들이 박근혜 정권을 규정하는 단어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우병우안전보장회의’가 아니다”라며 “흔들리는 검찰, 흔들리는 대한민국의 국가안전 보장을 위해 우 수석 스스로 사퇴하거나 박근혜 대통령이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혜정 송경화 기자 idun@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27_우병우는 울지 않는다] [디스팩트 시즌3#12_넥슨 특혜? '리틀 김기춘' 우병우 집중 분석]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