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기습 복당’에 당혹·불쾌
청와대는 16일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을 전격 허용한 데 대해 당혹해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비박근혜계(비박계)의 핵심인 유승민 의원을 복당시킨 것에 분노와 우려의 기류가 묻어났다.
청와대는 이날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한 청와대 참모는 “당에서 결정한 것을 청와대가 나서서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새누리당이 청와대와의 교감 없이 복당을 전격 결정한 것에 당혹감과 불쾌감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여소야대보다 더 힘든 것은 내부에서 삐걱거리는 것”(4월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 간담회)이라며, 청와대와 여당의 ‘일치된’ 목소리를 강조한 바 있다. 집권 후반기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여당의 지원이 필수적인데, 비박계가 유 의원을 구심점으로 단합할 경우 앞으로 구상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과 유 의원은 이미 감정적으로 도저히 함께할 수 없는 사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17일로 예정된 고위 당정청 회의가 일정 발표 반나절 만에 돌연 취소된 배경에는 청와대의 이런 기류가 녹아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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