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프랑스 순방에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인 166개사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방문하는 프랑스에서는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짧은 유학생활을 보냈던 그르노블시도 방문한다.
청와대는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이어지는 박 대통령의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 및 프랑스 국빈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이 모두 166개사로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라고 밝혔다. 가장 많은 경제사절단 규모는 이달 초 이란 방문(236개사)이었다. 이번 아프리카(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 3개국 순방에는 111개사, 프랑스에는 101개사가 각각 동행하고 두 지역 모두 동행하는 기업은 46곳이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아프리카 3국의 경제규모에 비춰 이례적인 수준”이라며 “현지에서 열리는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가 중소기업의 수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에티오피아(5월25∼28일·이하 현지시각)와 우간다(28∼30일), 케냐(30일∼6월1일) 등을 차례로 방문하며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연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우간다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고, 에티오피아 방문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케냐 방문은 1982년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아프리카 방문을 통해 인구 10억의 아프리카 시장에서 교역·투자를 확대할 기반을 마련하고, 우리 기업들의 인프라 구축 참여 등을 논의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사업 출범식에 참석해 한국형 개발원조 사업을 소개할 예정이다. 코리아 에이드는 봉사단이 이동검진차량과 앰뷸런스, 푸드트럭, 문화영상트럭과 함께 직접 주민들을 찾아가 보건·음식·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형 원조 사업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우간다에서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과 함께 새마을운동 관련 일정을 함께할 예정이다.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무세베니 대통령은 우간다에서 새마을 운동 확산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프랑스로 이동해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 관련 행사들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오는 2일 한·프랑스 비즈니스포럼 등 경제관련 일정을 소화하고, 다음날인 3일 프랑스 이공계 명문대학인 파리6대학(피에르와 마리퀴리 대학)의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청와대는 “파리 6대학 명예 이학박사 학위는 이 대학이 외국 정상에게는 처음으로 수여하는 것으로,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정책에 대한 평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수락연설을 통해 창조경제, 문화융성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위한 한-프랑스 간 협력강화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4년 독일 국빈방문 당시 드레스덴공대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열어 ‘수교 13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오는 4일 1974년 6개월 동안 짧은 유학생활을 했던 프랑스 남동부의 그르노블시를 방문한다. 박 대통령은 1974년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바로 그르노블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그해 8월 모친의 사망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주변 인사들에게 “자유로웠던 프랑스 유학 시절이 제일 행복했던 시간 중 하나였다”는 말을 종종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도 그르노블에서의 유학시절을 그리며 “다과를 나누며 이야기를 주고받고 기타 연주에 맞춰 온 가족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참 평화로웠다. 곁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나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언젠가 좋은 사람을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바람도 가져보면서...”라고 회상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그르노블시에서 창조경제 협력 관련 일정을 소화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서유럽 순방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시절 하숙집 주인이던 엘리자베스 버드빌 여사와 만나기도 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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