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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하메네이 “지역 평화·안정위해 양국 협력” 청와대 ‘북핵 해결 공조 언급한 것’ 해석

등록 2016-05-03 19:41수정 2016-05-03 21:19

박 대통령-하메네이 30여분 회담

청 ‘만남 자체가 북에 압박’ 기대
일각선 ‘지나친 확대해석’ 지적

“양국관계, 미 제재 영향 없어야”
IRNA 통신, 하메네이 발언 보도
이란의 최고 정치·종교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일 오후(현지시각)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테러와 지역의 불안정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이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한국-이란 양국이 협력해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테헤란의 집무실에서 2일 박 대통령과 30여분간 만난 자리에서 양국 협력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3일 전했다. ‘아야톨라’는 신정국가인 이란의 최고 종교 지도자(종신직)를 뜻하며, 대통령 해임권(국회 동의 전제) 등 막강한 정치적 권한을 갖고 대외 정책 기조까지 관장한다. 하메네이는 1989년 5월 당시 대통령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는 등 북한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직후 아야톨라에 올라 27년째 이란을 통치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하메네이의 면담에서 북핵 등 한반도 문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청와대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 협력”이라는 하메네이의 언급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하메네이의 만남 자체가 북한에 대한 압박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하메네이의 일반론적 언급을 ‘북핵 공조’ 의지 표명으로 풀이한 건 청와대의 ‘확대 해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메네이는 “한-이란 관계 발전 과정에서 한국이 이란에서 뭘 필요로 하는지 생각하며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 국영 <이르나>(IRNA) 통신은 하메네이가 박 대통령에게 “이란과 한국의 관계는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와 방해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은 이란에 대해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는 해제했으나, 미국의 직접 제재(프라이머리 보이콧)는 유지하고 있다. 하메네이가 미국 변수와 관계없이 한-이란 양국 관계를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메네이는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이에 박 대통령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직원 13명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철수하지 않은 대림산업 등을 언급하며 “수교 이후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양국이 긍정적인 교류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온 것은 유대와 신뢰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 양국 국민의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테헤란/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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